[천왕봉]정치인의 고매한 거짓말
[천왕봉]정치인의 고매한 거짓말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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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정치인의 거짓말은 위정자의 문제가 아니라 피치자의 문제다. 우매한 민중에게 진리를 그대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받을 충격과 부작용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해서 정치인의 ‘고매한 거짓말’은 필수적이다. 플라톤이 한 말이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인은 도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거짓말 할 자격과 자유가 있다고 보았다.

▶정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라스웰은 보통사람이 정치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매개체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베버 역시 ‘생계형’과 ‘권력향유형’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대의를 추구하는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라고 했다. 추종세력 확보와 권력쟁취 과정에서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선지 오늘날 정치인들은 대놓고 거짓말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여놓고도 당당하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해 나열조차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정치인의 거짓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거짓말할 개연성이 많으니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감시하는 ‘고상한’ 시민이 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정치인을 순수 이상주의적 시각으로 보다가 체념하고 외면한다면, 정치인의 거짓말을 더욱 부채질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별 생각 없이 정치인을 뽑아선 안 될 일이다. 이제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왔다.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걸작을 창조하는 최적의 타이밍을 포착하듯 예리한 눈과 판단으로 올바른 후보자를 고르는 것도 민주시민의 몫이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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