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내리꽂기 공천해서는 안된다
[기자의 시각]내리꽂기 공천해서는 안된다
  • 이용구
  • 승인 2024.02.14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구 서울취재부
이용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부산·울산·경남(PK) 중진을 정조준해 험지 출마 요구가 잇따르자 당사자들은 받아들이는 형국이다. 현재 경남에는 3선의 조해진·김태호 의원이 김해을과 양산을 출마를 각각 수락한 상태다. 김해을과 양산을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재선의 김정호·김두관 의원이 각각 현역으로 있는 지역으로 국민의힘으로서는 험지다. 도내 중진인 이들은 당의 희생 요구에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수락하는 형상이다. 이들은 이 지역이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힘들고 위험지대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칫 이번에 정치 인생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사실도 예견하지만 대놓고 거절할 수 없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그동안 다선을 이어온 안방 지역구에서 또다시 평온하게 공천받아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확률 또한 높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리 험지일지라도 지도부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른바 당의 지도부로부터 괘씸죄에 걸려든다면 다음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시나리오쯤은 유권자들도 꿰뚫고 있다. 그래서 전략공천 지역 유권자들은 항상 화가 치밀어 오른다. 거창지역에서 양산으로, 밀양지역에서 김해로 지렛대 하나 없이 건너와 과연 민심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현안 사업이 무엇인지, 유권자들의 가려운 곳은 어디인지 파악조차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 유권자의 민심은 아무렇지 않게 내리꽂기 공천으로 의석수만 늘리려는 집권당의 공천행태는 ‘밥그릇 싸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물론 당선이 중요한 건 맞다. 하지만 지역에서 좋은 사람을 뽑아도 구조가 바뀌지 않는데 중앙당의 내리꽂기의 공천으로 당선시킨들 유권자들의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 유권자들은 공천방식에는 큰 관심이 없다. 설사 관심이 있더라도 지금까지의 공천방식은 단순히 중앙당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일 뿐이다. 내리꽂기 공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고 있는 형국에서 험지 출마로 현역이 없어진 특정 지역구에서는 당의 방침이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벌써 전략지역이 돼서 누가 전략공천을 받고 내려오니 등의 괴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지역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만약 확인되지 않은 내리꽂기식 전략공천설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유권자의 외면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고, 그 지역 선거는 망칠 것이다. 이런 관행의 선거 전략은 오만과 무능 그 자체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