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디지털 기술과 한국 디지털 경쟁력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디지털 기술과 한국 디지털 경쟁력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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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은 물질의 특성을 이진법 논리를 사용해서 0과 1의 조합으로 바꾸는 과정이자 그 결과로서, 그것의 조작과 처리를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생산·유통·전달할 수 있도록 만든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아날로그 세계를 구성하는 자연, 물질적 인공물, 비물질적인 문화적 창작물들은 모두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디지털 혁명’의 물결은 일상생활을 포함하여 우리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서부터 일하는 방식, 공부하는 방식, 놀이하는 방식,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다.

디지털의 원래 바탕은 아날로그 세상이다. 아날로그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이 주도하는 세상이다. 인간은 자연의 물질적인 대상을 가공해 물질적 인공물을 만들뿐만 아니라 기호와 상징을 활용해 비물질적인 문화적 창작물도 가공해낸다. 아날로그 세상의 모든 것들, 자연과 물질, 인공적 가공물과 문화적 창작물은 물론, 인간의 생각과 행동까지 디지털화될 수 있다. 디지털화 하는 방식은 직접적 디지털화와 간접적 디지털화로 나눠 볼 수 있다. 직접적 디지털화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곧바로 디지털 저작물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간접적 디지털화는 각종 전환기기를 이용해 자연이나 노동의 산물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직접적 디지털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에 이은 자동화 시스템에 힘입어 엄청난 생산성의 향상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산업사회는 상품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대로 전환됐다. 산업사회의 기계는 인간의 손과 발의 범위를 확장시켰고, 산업사회의 기술이 육체적 근력을 확장했다면 디지털 혁명의 기술은 마음과 정신까지 확장한다. 이제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인간의 정신에서부터 마음과 지식의 힘을 확장하고, 인간의 두뇌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 디지털은 우리의 생각을 가공하고 전달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 1960년대 이후 1980년대까지 국가 경제를 일으키는 ‘산업화’가 급진전된 데 이어, 199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는 ‘정보화’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광복 당시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이루어 냈다. 산업화는 농업기반 사회에서 기술발전으로 산업이 고도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정보화는 지식과 자료 등을 정보의 형태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화는 인간의 전 영역이 0과 1로 기록되고, 저장되며, 판단되는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뜻한다. 디지털화 시대에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정부 거버넌스 체계가 파괴되고, 공공과 민간뿐만 아니라 산업 간 융합이 급속히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디지털화가 우리의 삶과 직장의 의미 그리고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개인, 기업 그리고 국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스위스 로잔 소재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이 발표한 ‘2023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 결과(World Digital Competitiveness Ranking 2023)’에서 한국이 64개국 가운데 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인구 2000만 명 이상인 27개국 중에서는 미국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미래준비도, 기술, 지식 3대 분야에서 모두 지난 평가 대비 순위가 상승해 미래준비도 분야는 64개국 중 1위, 기술 분야는 12위, 지식 분야는 10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위, 네덜란드, 싱가포르, 덴마크, 스위스, 다음으로 한국이 6위에 자리했다. 타이완과 홍콩이 9, 10위인데 비해 중국은 2단계 하락한 19위에 그쳤다. 유럽의 주요국들 가운데 영국이 4단계 하락한 20위, 독일이 4단계 하락한 23위, 프랑스가 5단계 하락한 27위, 이탈리아는 4단계 하락한 43위인가 하면, 일본은 3단계 하락한 32위에 그치고 있어서 주요 경제 선진국들이 디지털 후진국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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