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진짜 리더와 가짜 리더
[경일시론]진짜 리더와 가짜 리더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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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정영효 논설위원


역사 속을 들춰보면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리더의 역할에 따라 좌우됐다. 리더의 기본 소임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리더가 많았던 시대에는 국가와 국민이 흥(興)·성(盛) 했고, 가짜 리더가 판을 쳤던 시대에는 망(亡)·쇠(衰) 했던 것이다.

진짜 리더들이 많았던 조선 세종대왕 때를 보자. 세종대왕을 비롯한 진짜 리더층들은 스스로에게는 엄격했고 항상 타인을 배려했다. 친분과 신분에 관계없이 공평했다. 공을 세우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했다. 물질적으로 사심이 없고, 항상 예로서 사람을 대했고, 남의 공을 가로채지 않고, 위험할 때 먼저 나섰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소통하며 통치했던 것이다. 이같은 유능한 리더 덕분에 국가와 국민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가장 안정되고, 편안하게 살았던 시대였다. 세종대왕이 단연 역대 최고의 진짜 리더로 꼽히는 이유다.

반면 가짜 리더들이 득세했던 선조 때를 보자. 왕(선조)을 포함해 무능한 가짜 리더들이 많았다. 가짜 리더들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보다 자기의 당파와 개인의 이익이 우선이었다. 시기와 질투도 많았다. 음모와 술책으로 진짜 리더들을 모함했다. 자기의 공은 부풀리고, 남의 공은 깎아내리고, 심지어 가로채기까지 했다. 하급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가혹하게 처벌했다. 심지어 잘못을 하급자나 다른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우기도 했다. 역대 최악의 가짜 리더(선조·원균 등)는 권력 지키기와 자기 목숨 부지를 위해 진짜 리더(이순신 등)들을 탄압·박해·모함했고, 음모를 꾸미기도 했다. 가짜 리더 탓에 국난(임진왜란)을 겪었고, 수많은 백성들이 생명과 재산을 잃고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

구한말 때에도 선조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왕(고종)과 리더들은 자기만 살겠다고 외세에 빌붙었고,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와 국민을 배신했고, 나라까지 일제에 바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댓가로 가짜 리더들은 대대손손 영화를 누렸으나, 백성들은 참혹한 삶을 살았다. 을사5적(이완용·박제순·이지용·이근택·권중현)이 역대 최악의 가짜 리더로 꼽히는 이유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떤가? 조선 선조 때와 구한말 때 판박이다. 선조나 을사5적에 버금가는 가짜 리더들이 드글드글하다. 만사에 참견하면서 탐욕을 챙겨 놓고도 그렇지 않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는 음험한 리더, 언행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면서도 겉으로는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공정을 가장하는 리더, 거짓말만 늘어놓으면서도 말재주를 부려 사실인 것처럼 사람들을 홀리는 리더, 악당인 주제에 박식함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리더, 온갖 나쁜 짓을 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 판단을 호도하게 하는 리더 등등. 국가와 국민을 단지 출세와 탐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리더, 비리와 범죄를 저지르고도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정치적 탄압과 모함을 받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는 리더, 온갖 음모와 모함, 술수로 세상을 혼란케 해 놓고도 모든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는 했다고 궤변을 하는 리더까지 설친다. 그리고 국가와 국민이 아닌 한사람에게만 맹종·추종하며 호가호위하는 리더까지. 권력과 사욕을 위해서는 뻔뻔함과 후안무치를 넘어 양심 마저도 버린 리더들이 너무나 많다. 그것도 나쁜 가짜 리더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쁜 가짜 리더들을 세상 밖으로 쳐낼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가짜 리더들을 완전히 몰아내 대한민국을 개조·개혁할 수 있는 날인 4·10 총선이다. 국민 각자가 가짜 리더를 가려낼 수 있는 진짜 리더가 되어야 한다. 4·10 총선 이후에는 진정한 진짜 리더들이 나라를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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