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중소벤처기업의 토정비결 ‘비즈패스파인더’
[아침논단] 중소벤처기업의 토정비결 ‘비즈패스파인더’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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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새해를 맞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책이 있다. 지어진 지 5백년을 넘게 이 땅 민초들의 애환을 달래고 희망을 찾게 하는 토정비결이다. 사서오경중 하나인 주역을 기초로 조선 중기 학자 토정 이지함(1517~1578)이 누구나 자신의 1년 운세를 볼 수 있게 만든 이 토정비결을 현대인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같은 것일 게다. 토정비결이 이토록 오랫동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아마도 불완전한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싶어 하는 본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기업은 연말 연초에 세계정세, 국내외 경제지표, 업황 전망, 사회 문화 트렌드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신년 경영계획을 세운다. 인력과 자원이 충분한 대기업이라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등 자체적으로 장래를 추정하고 그에 걸맞는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자금력도 부족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보다 데이터 경영이 더 필요하지만 직원 수가 많지 않은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대응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누리집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빅데이터 분석·예측시스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진공 설립 이래 44년간 정책자금, 수출마케팅, 인력양성, 창업지원 등 정책지원을 통해 축적한 소중한 기업데이터와 민간 전문기업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예측모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경로를 예측하고 성장단계에 맞는 정부정책 지원 사업을 찾아주는 서비스 ‘비즈패스파인더’를 제공하고 있다.

중진공과 외부기관에서 수집된 수십만 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기업가치변화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재무지표를 선정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성장특징이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하여 준비기, 성장기, 침체기, 성숙기, 쇠퇴기의 5개 단계로 보여준다. 또한 향후 2개년 매출액, 영업이익, 자산과 부채 등 미래재무를 예측하여 중소벤처기업이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쉽게 말해 그동안 중소기업이 어떤 경로로 성장해 가는지, 어떤 상황에서 위기를 겪고 폐업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비슷한 업종의 고속 성장 중소벤처기업이 주로 활용한 중진공 사업도 추천받을 수 있는 적합사업 추천 서비스도 있다.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마찬가지로 신년 토정비결에 관심을 갖는 것도 토정비결이 그려주는 운세가 자신의 한해 운세를 정확히 맞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토정비결을 통해 우리 민족은 좋은 운세에는 용기를 얻고 나쁜 운세에는 삼가고 조심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얻어 왔다.

회사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기업의 위치와 미래 재무를 반영한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다가올 기회를 잡고 불확실한 위험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중진공 빅데이터 분석·예측시스템을 통해 기업경영에 있어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면 중소벤처기업의 토정비결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 아침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새해 덕담을 나눌 것이다. 일부 가정에서 MZ세대는 모바일 운세 서비스를 보고, 누군가는 토정비결을 꺼내놓고 한 해 운세를 해석할 것이다. 토정비결의 ‘財物隨我 所望如意(재물이 나를 따르니 바라는 것이 뜻한 것과 같다)’ 운세처럼 2024년 갑진년 청용의 해에 중소벤처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경영자에게 재물이 따르고 뜻한 바대로 모든 일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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