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명품 ‘고성 가리비’를 위한 제언
[현장칼럼]명품 ‘고성 가리비’를 위한 제언
  • 이웅재
  • 승인 2023.10.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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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경남 고성군은 국내 최대 가리비 생산지이다. 고성 가리비를 생육하는 자란만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은 청정해역이다. FDA 인증은 신뢰성 덕분에 국제적으로 어디서나 인정을 받는다. 개발도상국이나 중진국 등은 ‘최고 선진국에서 검증됐으니 그대로 써도 되겠지’라는 판단으로 FDA기준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실정이다.

고성 자란만은 조류가 빠르지 않고 가리비 성장에 적합한 수온과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 미국 FDA 수출용 패류 생산 지정해역으로 주기적인 위생 점검 등 수질 위생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곳에서 생산된 고성 가리비는 보다 신선하고 깨끗하며 안전한 무공해 수산물로 평가되고 있다. 고성군은 가리비 단일 수산물로 남해안 최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172어가에서 연간 8000여t을 생산하며, 전국 생산량의 약 70%를 점하고 있다.

고성군은 위축된 수산물 시장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매년 가리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7돌을 맞은 ‘제7회 고성 가리비 수산물 축제’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 고성읍 남포항 일원에서 열렸다.

군 관계자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리비·굴 등 수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실제 제7회 고성 가리비 수산물 축제는 공연장 무대 앞에 1000석의 좌석을 배치했는데, 관객들은 좌석을 다 채우고도 주변을 에워쌀 정도로 넘쳐 났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기준으로 하면 성공한 축제로 봐도 무방하겠다. 그러나 공연장 주변에 개설된 상대적으로 한적했던 식당과 가리비 판매장 등 부스를 보면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일부 관광객들은 보다 다양한 분량과 가격대의 메뉴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과 함께 간과할 수 없는 주문도 나왔다. 또다른 특산물 중 하나인 노지 재배 시금치와 가리비의 콜라보 메뉴 개발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가리비 찜 가열의 최적 시간 등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선8기 이상근 호가 지향하는 정책의 큰 줄기를 분석해 보면 인구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압축된다. 전국 생산량 70%의 고성 가리비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도 있고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가치를 익히 아는 고성군은 가리비 어업 종사자의 고령화 등 인력난 가중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청결하고 위생생적인 명품 기리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규격화 및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지난 5월 30일 해양수산부를 방문해 고성군의 수산업 여건과 각종 해양수산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가리비 양식장 관리 및 생산 전 과정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어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겠다. 내년도 신규사업으로 ‘스마트 가리비 양식 자동화시스템 지원사업’에 필요한 국비 15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명품 가리비의 산업적 성장과 성공을 기원하면서 현행 ‘가리비 축제’를 재론해 본다. 가리비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채취한다. 10월 가리비 축제는 고구려의 동맹(東盟)이나 부여의 영고(迎鼓) 처럼 일종의 추수감사제 성격으로 볼 수도 있겠다. 상업적 측면을 무시해선 안되겠지만 가리비 생산 170여 어가의 노고를 치하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하는 염원도 담는 축제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유백락 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란 말이 있다. 탁 트인 남포항과 해풍 맞고 자란 고성 시금치, 청정해역이 키운 고성 가리비 등은 천혜의 자원이다. 구슬을 꿰 보석을 만들어 내는 인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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