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가야의 향기가 가득한 ‘경남’ 그리고 ‘진주’
[의정칼럼]가야의 향기가 가득한 ‘경남’ 그리고 ‘진주’
  • 경남일보
  • 승인 2023.10.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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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경남도의원
정재욱 경남도의원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가야 고분군(Gaya Tumuli)이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그것은 경남·북, 전북에 산재한 7개 고분군들로써, 전북 남원의 유곡·두락리 고분군,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을 제외한 5개 고분군이 경남에 있다. 이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으로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문화적으로 보더라도 경남은 가야의 강역(疆域)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경남도에 따르면 전국의 가야유적 2495건 중 경남에 67%인 1669건이 분포돼 있다. 도내 가야유적은 18개 시·군 모두에서 고르게 분포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함안이 194건으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창원이 178건, 진주 176건, 김해 161건, 양산 126건, 창녕 10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문화재 등으로 지정된 곳은 국가 32곳, 도 54곳 등 총 87곳에 불과해 5.2%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지속적인 연구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경남도에서는 2019년부터 ‘비지정 가야유적 조사연구 지원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으며, 특히 이번 세계유산 지정을 계기로 박완수 지사가 가야사 관련 전담 TF팀 설치를 지시하는 등 잊혀진 가야왕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주로 가야고분군이 존재하는 일부 시·군에 집중되는 경향이 보이고 있어 관심의 확대가 필요한데, 진주의 예로써 말씀드리고자 한다.

6가야 중 고령(古寧)가야의 위치와 관련해 여러 설들이 있지만, 일찍이 많은 학자들에 의해 진주가 바로 고령가야로 비정된 바, 현재는 진주가 통설적 견해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옥봉·수정 고분군은 일제에 의해 파괴되어 그 전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10년 일제가 간행한 ‘조선고적도보’에도 실려 있을뿐만 아니라 그때 발굴된 여러 유물들이 일본 동경대학으로 옮겨져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대표적인 가야 유적지라 하겠다. 또한 진주시 지역에 산재한 가좌동·중안동·내동리·신당리·우수리·무촌리·평촌리 등 10여 개 이상의 고분군은 진주와 가야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지방국립박물관으로는 경주(1926), 부여(1939), 공주(1940), 광주(1978)에 이어 국내에서 5번째로 설치된 진주박물관(2023년 현재 13개소)이 이미 설치된 신라·백제 문화권과 대비해 가야문화권을 대표하기 만들어진 점만 보더라도 가야문화권에서 차지하는 진주의 비중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진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기(陶器) 바퀴장식 뿔잔(보물 제637호)’은 가야토기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이름 높았을 뿐만 아니라, 진주박물관은 1998년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으로 재탄생되기 전까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가야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떨쳤었다.

이렇듯 진주와 경남의 곳곳엔 가야의 향기가 가득하다. 단지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는가의 여부만 가지고 가야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세계유산위원회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밝힌 이유 즉, “가야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자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왕국”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상대와의 다름을 인정하며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했던 가야의 배려와 존중 의식이 바로 가야의 진정한 정신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쾌청한 가을날 경남의 가야 유적지를 돌아보며 가야의 진정한 향기를 한 번 느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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