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대성동고분군 복원이 먼저
[기자의 시각]대성동고분군 복원이 먼저
  • 박준언
  • 승인 2023.09.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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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 창원총국
박준언기자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김해 대성동고분권을 포함한 영호남에 분포하고 있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김해 대성동·함안 말이산·창녕 교동과 송현동·고성 송학동·합천 옥전과 경북 고령 지산동, 전북 남원 유곡리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 유산이다. 가야고분군은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연맹 체계를 유지했던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잘 보여주는 독보적인 유적이다. 세계유산 지정이 발표되자 해당 지자체는 고분군 보전과 관광 활성화 계획 등을 일제히 내놓았다. 김해시도 대성동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지자체 브랜드가치 상승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기대와 계획도 좋지만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해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어디서도 고분군을 제대로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대성동고분군도 안내판을 통해 이곳이 가야시대 귀족들의 집단무덤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많이 훼손돼 있다는 뜻이다. 주변에는 아파트 등 각종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심지어 가야유물을 전시하는 대성동고분박물관조차도 고분군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대성동고분군이 제 모습을 잃은데는 수천 년의 세월도 한 원인이겠지만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의 탓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김해시의 각종 축제와 행사가 고분군 부지 내에서 열렸다. 이에 비해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나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해시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를 유치하고, 대성동 고분군 세계유산방문자센터도 건립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에는 순서가 있다. 우선 고분군 원형을 최대한 복원하고 나서 관련 시설을 만드는 게 이치에 합당하다.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훼손된 대성동고분군을 보러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외 수많은 관광객이 경주시를 찾는 이유는 1000년 역사를 뒷받침하고 있는 웅장한 왕들의 무덤이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정부 지원을 받아 가야사복원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성동고분군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지금 정비에 대한 전체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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