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딜레마
[기자의 시각]딜레마
  • 배창일
  • 승인 2023.09.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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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지역부
배창일기자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 대상지는 거제시 동부면 율포리와 남부면 탑포리 일원이다. ㈜경동건설이 4277억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복합휴양레저단지를 조성한다. 총면적 369만 3875㎡로, 축구장 450개를 합친 크기다. 사업의 핵심은 골프장이다. 축구장 212개에 해당하는 151만 8890㎡ 규모로 건설될 계획이다.

사업해당 기관은 시행사 ㈜경동건설, 승인 기관 경남도, 협의 기관 낙동강유역환경청, 입안자 거제시다. 거제시가 지난 2017년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후 2019년 경남도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면서 본격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개발예정지 생태자연도 고시 변경 등의 이유로 한동안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지난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개발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 조치 시행을 전제로 사업 추진에 동의하면서, 거제남부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경남도지사의 최종 승인만 남게 됐다.

상황이 급변하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경동건설, 거제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자 등을 환경영향평가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경찰에 고발했다.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 의도적 조사 회피와 누락, 식생보전등급 거짓 판정, 생태자연도와 식생보전등급 비율 조작, 멸종 위기종 서식 현황 제척, 팔색조 조사 협의 의견 미이행 등을 이유로 들었다.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고발 사태로까지 번지자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주장하는 남부면민들이 시민사회단체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들은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보다는 또 다른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 먹거리사업이라며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더 나아가 거제와 남부면민 모두의 숙원사업이라며, 경남도의 조속한 최종승인을 요청했다.

개발과 보존은 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더욱 커지는 딜레마다. 도시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옛 것들의 파괴를 수반한다. 개발의 소망이 높아질수록 보존의 책임 역시 그만큼 깊어져야 한다. 지역발전과 자연보호라는 두 가지 명제 속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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