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 고등학생(상)
2023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 고등학생(상)
  • 김성찬
  • 승인 2023.08.09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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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돌아본 제주의 자연과 역사
경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남일보가 주관하는 ‘2023 꿈키움 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문화탐방’ 을 지난 7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이번 탐방은 참여 교사와 학생들이 신재생에너지 홍보관과 기후변화 홍보관을 비롯해 4·3평화공원, 세계자연유산센터 등을 견학하고, 섭지코지, 용머리 해안 등을 둘러보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인간과 환경을 연결하는 경남도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과 기후위기 대응교육 등에 초점을 맞춰 환경 관련 교육 세미나와 같은 다양한 배움 프로그램들도 구성했다. 참가 학생들은 이번 문화탐방을 통해 단순히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주변을 살피고 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과 활동을 체험할 수 있었다. 경남일보는 앞으로 고등학생편과 중학생편으로 나눠 각각 상·하 총 4번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창원대암고 김지민 학생
창원대암고 김지민 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꿈키움 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문화탐방의 안내를 맡은 창원대암고등학교 1학년 김지민입니다. 참가 학생들을 대표해 이번 여정을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게 돼 정말정말 영광이에요. 두서없는 글이지만 예쁘게 봐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감사. 자 이제 저희들의 3박4일을 함께할 준비되셨나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출발 전날 날씨가 요상했습니다. 장마철인걸 감안하더라도 비는 세찼고, 바람도 심상찮았거든요. ‘이러다가 비행기가 못뜨는 건 아닐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3년만에 지난해부터 재개된 문화탐방 행사가 자칫 날씨라는 복병을 만나 일정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는 물론 여행 전 한껏 달뜬 우리들까지 노심초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하느님이 보우하사 문화탐방 만세.’ 출발 당일이 되자 거짓말처럼 비는 그치고 바람은 잦아들었어요. 공항에 모인 친구들의 낯빛에도 구름이 걷혔고요. 자. 하늘이 돕고 있습니다. 이제는 떠나봅시다. 제주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Let‘s Go!

 
사제동행 문화탐방 2일차에 방문한 ‘CFI미래에너지관’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여서 해가 잠깐 나왔을 때 후딱 찍은 단체사진이에요.
◇ 푸르른 제주, 하지만 야속한 비 = 제주에 도착하니 ‘정말 푸르다’는 느낌을 제일 처음 받았어요. 비가 온 탓에 날씨는 흐렸지만 그래도 제주의 푸름을 막지는 못했답니다. 첫 코스로 방문한 곳은 애월읍에 있는 ‘9.81파크 제주’. 이번 문화탐방에서 제일 역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한껏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어요. 건물부터 뭔가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팍팍!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처음 한 체험은 ‘서바이벌 건 슈팅 게임’. 갖가지 지형지물을 활용해 몸을 숨겨가며 적(?)들을 향해 총을 쏘는 쾌감이야말로 ‘짜릿’ 그 자체였어요. 이어진 레이싱 체험. 얼마전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해서 유명해진 코스랍니다. 어찌나 해보고 싶던지. 흥분된 마음을 다잡으며 저희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오 마이 갓! 갑자기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지 뭐에요. 설마, 설마, 설마…. 아… 역시나…. 그칠줄 모르는 폭우 때문에 결국 레이싱 체험은 취소. 오직 중력을 이용해 즐기기 때문에 브레이크만 있을 뿐 출발 이후부터는 바람과 풍경을 신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관리자 분께서 설명해 주셨는데 이걸 놓치다니. 아쉽고 또 아쉬워서 발걸음이 잘 떨어지질 않았답니다.
 
여기가 바로 저의 최애 코스인 아르떼뮤지엄이랍니다. 빛과 소리가 만드는 황홀경 그 자체.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의 장소.
하지만 저희에게는 두 번째 코스인 ‘아르떼뮤지엄 제주’가 있었습니다. 제주하면 제일 먼저 생각났던 게 바로 이 아르떼뮤지엄이에요. 지난해 선배들의 수학여행 때 찍었던 이 곳 사진들이 저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버렸거든요.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인데 총 5가지 테마로 빛과 소리가 만드는 ‘영원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고, 마치 정말 제가 자연 안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멋들어진 곳이었어요. 정교하고 섬세한데다가 살아 움직이기까지 하는 자연 풍광과 그림들에 완전 매료돼 버렸답니다.

이밖에도 저희들은 탐방기간 동안 섭지코지의 황홀한 자연풍광과 제주 아쿠아리움의 다양한 바다생물들, 거기다 짜릿함으로 가득찼던 제트보트 체험까지 즐기며 알찬 시간들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CFI미래에너지관 안에는 이렇게 풍력과 조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만들어 사용하는 과정을 모형으로 제작해 관람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주고 있어요.
◇ 환경, 자연, 기후, 에너지를 배우다=여정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습니다. 그동안 신나게 놀았으니 이제는 배움의 시간을 가져 볼까요. 2일차 첫 코스는 구좌읍에 있는 제주에너지공사의 ‘CFI에너지미래관’입니다. CFI는 ‘Carbon Free Island’ 의 약자로 ‘탄소없는 제주도’를 의미해요. 이 곳은 우리나라의 기후나 자연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우리네 자연을 지킬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곳이랍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홍보관을 체험하고 견학하면서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바로 ‘그린 수소’에요. 풍력이나 태양광에너지를 통해 만들어내는 에너지인데 제주에 많은 바람(풍력발전)이나 바닷물(조력발전)을 이용해서 생산한 수소가 ‘그린 수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린 수소를 계속 활용하면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어서 환경오염 걱정도 덜하고 기존 기술력보다 재생에너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자리를 옮겨 이번엔 세계자연유산센터입니다.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효율적 관리와 보전을 위해 조성됐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들은 이곳에서 화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제주도와 용암동굴, 한라산의 다양한 식생, 미래의 자연유산 등 제주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었답니다. 저는 용암동굴을 실제 그대로 옮겨와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은 동굴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나 저희들이 방문했을 때 운 좋게도 ‘세계자연유산 제주가 있기까지’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서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147만5000명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원 서명부를 보면서 전 국민이 한 뜻으로 이뤄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답니다.

 
여기는 세계자연유산센터에요. 실제 그대로의 용암동굴을 실감나게 재현해 놓은 그 곳이랍니다. 만약 제주 가실 일이 있으시면 꼭 한 번 가보세요. 강추입니다.
여행 마지막날 방문했던 용머리 해안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것도 기억에 남네요. 우리가 사는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2050년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용머리 해안의 절반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환경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뜨거워진 지구에서 생태계 질서가 무너지고 그 탓에 심각한 재앙이 제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무섭기도 하면서 환경을 더 아끼고 지키고 보전해 나가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도 가지게 됐습니다.

앞서 이날 아침에는 저희들이 묵은 호텔에서 ‘제주 환경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제주환경교육센터의 전문가 선생님이 오셔서 진행한 세미나에도 참석했어요. 저희들은 이 세미나를 통해 용암의 종류와 화산으로 만들어진 섬의 특징, 그 유명한 ‘삼다수’의 비밀, 제주 생태계의 변화와 위기, 거대한 자연유산으로서의 섬 제주도 등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저희들의 3박4일은 눈 깜빡하는 사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빠를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제주의 구석구석을 돌며 섬의 역사와 환경, 나아가 지구의 자연과 기후변화까지 보고 듣고 배워본 알찬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 이 기억은 평생을 두고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죠?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조리없는 글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물러납니다. 더운 여름철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본 기사는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에 참여한 창원대암고 김지민 학생의 여행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정리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저기 대왕가오리 보이세요? 정말 생긴 게 아기얼굴이랑 똑같아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요.
보이시나요? 빛이 만들어내는 이 신비로운 모습이. 벽과 바닥에 푸른 바다의 파도를 그대로 재연해 놓고 있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치는 모습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랍니다.

 
마지막날. ‘제주 환경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 참석 후 단체사진 ‘찰칵’. 제주도만의 기후와 환경, 생태계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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