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지구 꽃다지 [4]행복마을학교에는 행복이 산다
행복교육지구 꽃다지 [4]행복마을학교에는 행복이 산다
  • 김성찬
  • 승인 2023.08.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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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교육지구] <1>온 마을이 배움터
[행복교육지구] <2>마을이 키우는 우리 아이
[행복교육지구] <3>공동체 힘으로 지역 살린다
[행복교육지구] <4>행복마을학교에는 행복이 산다

경남도교육청의 행복교육지구에 대한 시리즈 기사가 마지막까지 왔다. 경남일보는 그동안 3차례에 걸쳐 마을교사가 주축이 돼 학교 공교육의 다양화를 꾀하거나(1편), 온 마을이 나서 아이들을 키워내는 마을배움터 현황(2편), 아이들이 직접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지역소멸의 대안까지 제시하는 대견한 모습들(3편)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우리는 모든 곳이 학교가 되고, 모든 이가 선생님이 되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과 성과들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학교와 마을이 연계한 협력수업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현장도 확인했다. 그러면서 교육청과 지자체의 공동교육정책사업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도 다시금 느끼는 계기도 됐다. 1편을 시작하면서 얘기했듯이 이번 마지막 여정은 경남의 9개 행복마을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이다. 잠깐 그 개요부터 살펴보자.

행복마을학교란 학교나 기타 유휴공간을 활용해 경남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센터형의 마을배움터를 일컫는다. 이곳들은 마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보급하고,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컨설팅이나 연수도 지원한다. 경남에는 6개 지역에 총 9곳의 행복마을학교가 있다. 경남행복마을학교(창원), 김해행복마을학교·장유행복마을학교·무계행복마을학교(김해), 양산행복마을학교·웅상행복마을학교(양산), 밀양행복마을학교(밀양), 하동행복마을학교(하동), 하모나래학교(진주)가 그 면면이다.

◇창원=도내 9개 행복마을학교 중 처음으로 문을 연(2018년) 곳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경남행복마을학교다. 그래서 맏형이자 중심이다.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육생태계의 확장”이라는 이곳 박경화 센터장의 말처럼 학교는 목공·제빵·요리·도예·새활용(업사이클링)공예·밴드·댄스 등 7개 강좌를 기본으로 경남행복마을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학생 주도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지원한다. 올해 1학기에만 1150여 명의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었다.

 
사진1=청소년 사공 프로젝트는 동네 놀이터에 고장나 방치된 식수대를 구청 담당직원의 도움을 받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이 중 ‘청소년 사공(四公) 프로젝트’는 마을·학교·환경·또래를 주제로 아이들이 자기 주변의 삶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참여하는 주제 중심의 공공 프로젝트 활동이다. 아이들 스스로 관심 주제를 정하고 이어서 팀을 나눠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실제로 아이들은 자신들의 동네 주변 놀이터에 고장난 채 방치된 식수대를 살리기 위해 현장을 답사해(사진 1)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창원시청 ‘시민의 소리’ 게시판을 활용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아이들은 이후 구청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직접 식수대를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이것 외에도 ‘청소년 버스비 무료화 될까’, ‘우리동네 한번 바꿔보자’, ‘교복, 이대로 입어도 돼?’ 같은 주제로 고민과 실천의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2=김해 무계행복마을학교 댄스동아리.
◇김해=무계행복마을학교에서 청소년자치동아리 활동은 자랑할만큼 빼어나다. 댄스(사진 2), 기타(기고만장), 영상, 책 읽기, 방송(CSB참새방송), 하브루타(유대인들의 문답 대화교육법)독서, 도라에몽(뭐든 가리지 않고 다 한다는 동아리. 뭐든지 다 들어있는 에니메이션 주인공인 도라에몽의 주머니에서 착안했다) 등의 모둠이 있다. 아이들은 각자 주도적으로 모둠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지만 ‘그림자 선생님’으로 불리는 마을교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도움도 받는다.

도라에몽 동아리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흙공예에서부터 환경 꽃밭도 만들기도 하고 또 자투리 땅에 작물을 심고 수확해 요리를 만들어 나눔도 실천했다. 기고만장과 댄스동아리는 각종 마을 프로젝트 무대에서 실력을 선보였고, CSB 참새방송은 문화재단과 함께 인권선언 공연에 참여하거나(사진 3) 동네하천 생태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마을교과서에 담기도 했다.

 
사진3=김해 무계행복마을학교 CSB 참새방송
아이들의 프로젝트 운영 사례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환경캠페인을 기획한 아이들은 쓰레기가 자주 버려지는 동네 어귀에 방부목과 폐타이어를 활용해 예쁜 화단을 만들어 분위기를 싹 바꿨고, 지난 4월에는 ‘4·12 만세운동 퍼포먼스’(사진 4)도 기획해 마을 어른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마을학교 활동을 통해 다 날려버리고 재충전하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어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임예준 학생이나 “그림자 선생님으로 생활하면서 아이들을 통해 저 또한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이 일이 너무 좋고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배선미 마을교사의 말만 들어도 무계행복마을학교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를 가늠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사진 4=‘4·12 만세운동’ 퍼포먼스
◇밀양·양산=밀양행복마을학교의 ‘햇살학교’ 역시 다른 마을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교과 프로젝트나 주제 통합수업을 통해 아이들 중심의 활동능력을 키우고, 전문강사나 마을교사들의 도움으로 아이들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직업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 밀양의 아이들이 행복마을학교에서 자기가 누릴 수 있는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찾아오는 햇살학교’는 코딩이나 웹툰, 캘리그라피, 보드게임, 도자기 제작, 우드아트·천연염색, 은공예, 원예, 제빵 등의 강좌를 열어두고 아이들을 맞는다. ‘놀라운 토요일’ 프로젝트 역시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꿈과 재능을 실현시켜주는 목공, 요리(사진 5), 웹툰 등의 수업으로 기초부터 심화까지 흥미를 넘어 미래의 직업을 체험하게까지 해준다.
 
사진 5=밀양 행복마을학교 요리 강좌.
웹툰·도자기 제작 프로그램에 각각 참여중인 정연아·윤서빈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즐기면서 배울 수 있어 너무 좋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할 수 있으니 더더욱 좋다”고 입을 모았다. 윤미경 교사 역시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고려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인기만점이다. 더군다나 마을과 연계한 각 분야 전문가 선생님들로부터 배우니 그 수업 만족도가 더 높다”고 말을 보탰다.

양산행복마을학교 역시 학교에서는 가르칠 수 없는 아이들의 진로체험에 집중한다. 목공, 제빵, 바리스타, 미디어, 새활용(재봉틀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활동), 댄스, 마술, 공예, 드론, 아로마테라피 미술 등등 목차만 나열해도 숨 찰 정도의 다양한 강좌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제과·제빵이나 바리스타 과정에서 배운 실력은 아이들 스스로 만든 ‘자립 카페’를 통해 고스란히 발현하고(사진 6) 또 여기서 얻은 수익은 기부를 통해 다시금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양산애육원)으로 환원한다.

 
사진 6=양산행복마을학교 ‘자립카페’
양규찬 학생은 “3년간 자립카페 활동을 하며 매년 애육권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즐거운 추억도 쌓고 좋은 일도 하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고 했다. 자립카페를 설립을 도운 문지운 교사도 “중학교 아이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카페 설립이 아이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정상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능력과 성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진주·하동=진주행복마을학교는 ‘하모나래학교’의 자치배움터 활동이 중심이다. 이 곳 역시 진주행복마을학교의 인적·물적자원을 활용해 아이들의 다양한 진로체험과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른 행복마을학교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초·중등 쿠킹클래스나 패브릭 공예반 등의 동아리는 누구나 방과후 혹은 주말을 이용해 참여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직접 주제를 정해 활동하는 프로젝트 활동은 공동체 가치와 지역의 특색을 배우는데 모자람이 없다.

 
사진 7=진주 행복마을학교 하모나래 쿠킹클래스.
쿠킹클래스에 참여 중인 문예빈 학생은 “여기서 만드는 방법을 배운 케이크와 러스크를 집에 가서 우리 가족들에게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고, 김민령 학생 역시 “내가 만든 딸기청으로 가족과 함께 다과시간을 가질 생각을 하니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사진 7) 패브릭 공예에 관심이 많은 추지인 학생은 “대학생 언니 선생님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이제는 재봉틀을 제법 익숙하게 다룬다. 내가 만든 도안으로 핸드폰 파우치를 만들다니. 너무 신기하다.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로교과나 자유학기 등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웹툰, 생활공예, 헤어네일(사진 8), 제과제빵, 밴드, 방송댄스 등 6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하동행복마을학교 역시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의 ‘꿈 키움’에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사진 8=하동행복마을학교 헤어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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