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7]경남만의 킬러콘텐츠를 찾아라
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7]경남만의 킬러콘텐츠를 찾아라
  • 임명진
  • 승인 2023.08.0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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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곤 경남관광재단 이사장
경남관광재단은 경남의 관광산업을 육성 지원하는 총괄 단체이다. 경남관광재단은 지난 5월에 설립, 어느덧 3년차를 맞았다. 설립되자 마자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활동에 애로가 많았지만 내년부터 창원컨벤션센터를 직접 운영하면서 제역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황희곤 대표이사는 “경남관광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핸 고도화된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남 관광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황희곤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경남관광이 처한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코로나를 겪으면서 도내 관광 관련 사업체가 상당수 폐업을 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지금은 야외 행사들이 많이 늘어나고 경남을 찾는 관광객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존에 관광업계에 종사했던 분들 중에서 휴직을 했거나, 떠난 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인력난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처우 개선과 전문인력 양성 등 관광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해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할수 있다.

사실 경남은 경제규모에 비해 관광산업의 위상이 그리 크지 않다. 경남을 목적으로 오는 관광객도 있지만 부산이나 다른 곳을 가기 위해 스쳐 가는 경유형 관광객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부산에서 넘어오는 관광객이 40%에 달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숙박 일수에서도 차이가 나고, 관광객이 소비하는 지출액도 부산의 50% 수준에 그친다. 특히 소비 지출액은 지난 2019년 2조 5434억원에서 2021년에는 1조 3164억원으로 감소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

-경남만의 관광 콘테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경남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힐링관광,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대표되는 해양관광 등 명소가 많이 있지만 그동안 확실한 ‘킬러 콘텐츠’를 찾지 못했다. 경남은 거리상 수도권 관광객이 단순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이동거리와 시간이 소요되고 도내 주요 관광지 분포상 지역내 이동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객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유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세계적으로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 이상 되는 국가는 요트나 보트, 카약 등 해양 레저산업이 성장한다. 서울은 이미 수상레포츠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부산도 해양레저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요트를 임대하고 관리해 주는 사업이 뜨고 있는데, 도내 해양도시인 통영, 거제, 남해, 고성 등지에서 해양레저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경남만의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가 절실하다.
-바다, 산 같은 자연적 요소를 벗어나는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경남에는 LG전자, 두산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의 많은 제조업들이 있다. 이런한 기업들을 산업관광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도요타 공장을 현지 견학한 적 있다. 책으로 공부하던 도요타의 경영 철학을 현장에서 보게 되면 더 가슴 깊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은 여태 이걸 제대로 안 해 왔다. 하더라도 특정인이나 단체를 위한 프로그램에 그쳤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상설 전시관이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실제로 해외의 여러 나라를 보면 산업관광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도시가 많이 있다.

물론 전차나 전투기는 일반인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지역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방산기업도 산업관광에 동참하게 되면 창원이라는 도시가 나아가 경남도가 첨단 방산의 본고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필요하다면 그러한 견학과 체험관광에 들어가는 비용은 경남도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 설치된 체험놀이시설 에코라이더.
-해외관광객들은 주로 서울과 부산만 찾고 있다. 경남의 유치 전략이 있다면?

▲해외관광객들이 몇몇 도시에 편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태국이나 대만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산업 관광으로 창원을 찾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경제개발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롤모델이다. 거기에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인기가 매우 높다. 경남은 전국 최고의 국가산단인 창원산단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관광 활성화가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가까운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찾고 있는데 유네스코 등재가 확실시 되고 있는 가야권 문화는 그들에게는 동경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경남이 보유한 가야문화를 소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한·일 정기여객선이 부산에 입항을 하고 있지만 통영이나 거제, 마산 등지를 오가는 여객선 수요도 만들어 내야 한다.

-팬데믹 종식 이후 관광의 경향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데.

▲지역에서 쓰임이 없던 공간으로 인식되었던 장소가 관광과 결합해 새로운 곳으로 재탄생하기도 하고 지역특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로컬 체험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혼밥, 혼술에 익숙해진 개인 여행자가 증가함에 따라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거동이 다소 불편한 분들이 손쉽게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무장애 여행이나 1000만 반려인구를 위한 여행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다양한 웰니스 관광지를 개발하고 있다. 지리산을 활용한 치유힐링이나 해양레저, 익스트림 등 경남만의 특화 관광상품을 활용한 5개 테마 관광상품과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 곤충채집에 나선 아이들.
-앞으로 경남관광을 이끌어 갈 포부를 밝힌다면?

▲지금까지 경남은 관광에 대한 절실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관광산업은 경남의 강점인 제조 기업과 충분히 같이 상생할 수 있는 연관 분야가 대단히 넓고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크다. 그런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일부 주력 산업에 편중된 도내 산업계의 범위를 보다 확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24년은 창원산업단지 설립 50주년이다. 산업단지 엑스포를 비롯해 경남이 가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관광 활성화에 보다 집중해 나가겠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



지난 세월 성장에 성장을 지속해온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이제는 ‘휴식’과 ‘힐링’이라는 욕구가 자리잡았다. 휴가가 사치라고 여겼던 지난 날과 달리 노동의 대가로 휴식은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시대다. 덩달아 여가 시간을 즐길거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모바일 게임, 무궁무진한 영상콘텐츠 창고인 OTT, 지역 소도시 구석구석 공방을 찾아가야 했던 체험키트들도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

계절마다 꽃놀이, 물놀이, 단풍놀이가 유행처럼 지나고 관광을 떠날 이유가 사라지는 요즘, 그럼에도 낙후된 지역을 먹여 살릴 마지막 상품으로 관광은 지방에서 기대 볼만한 ‘희망편’이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명산과 아름다운 바다를 대신해 그 곳만의 유일한 콘텐츠와 독특한 체험을 찾아 나서는 관광의 시대다. 경남만의 콘텐츠가 없다면 경남으로 찾아올 이유가 없다. 설레게 하는 경남 관광을 다시 설계할 때다.


임명진기자·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진주 중앙시장 2층 청년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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