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인생이 되는 방법
[시민기자]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인생이 되는 방법
  • 경남일보
  • 승인 2023.06.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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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박하 作 소비단식 일기
여러분은 혹시 가계부를 작성하시나요. 저는 결혼하고 나서부터 가계부를 쓰곤 했는데, 한 달 지출이 이 정도이구나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내가 왜 가계부를 쓰는 건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작성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배우자가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보다 얼마 이하로 돈을 쓸지 목표를 정해서 지출을 관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그리고 함께 구체적으로 1년 치 지출 목표를 계획하고 목표 내에서 소비를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우리 부부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해 10년 넘는 세월을 살다 보니 돈을 계획적으로 지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주변 사람이 “카드값이 월급보다 많이 나왔다”, “뭐 특별히 산 것도 없는데 돈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가족의 지출을 줄이는 팁을 알려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소비 단식’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며, 이제는 소비습관을 바꾸고 싶은 지인들에게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게 됐습니다.

이 책은 ‘나는 빚을 다 갚았다’의 지은이 애나 뉴얼 존스의 소비 단식이라는 방법을 실제로 적용해 본 서박하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작가는 어느 날 핸드폰으로 날아든 카드 청구서에 큰 충격을 받고, 소비 단식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소비 단식’이란, 말 그대로 소비를 중단하는 것인데요. 작가는 적당히 한계를 정하는 방식은 지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극단적이긴 하지만, 생필품과 사람을 만날 때 필요한 돈을 제외하고는 일절 돈을 쓰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작가는 결심을 실행하기 위해 처음 1주일간은 미션을 정합니다. 가진 빚을 확인하기, 통장을 정리하기, 각종 요금제, 구독 서비스 정리하기, 무지출 데이(1원도 지출하지 않는 날)를 보내보기가 바로 그것인데요. 작가는 현실 직시에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총 1600만 원의 빚이 있음을 파악하고, 휴대폰 화면에 크게 ‘1600만 원 빚이 있음’이라고 써둡니다.

쇼핑앱을 열 때마다 자신에게 보라고 말이죠. 그럼에도 어떤 날은 무계획 소비를 하기도 하고, 소비 단식 7일차에는 무지출 데이를 보내며 박사학위 받을 때보다 더 기쁜 환희를 만끽하기도 합니다. 모든 돈이 한 통장에서 나가도록 바꾸기도 하고, 사용하는 휴대폰 요금제를 저렴한 걸로 바꾸기, 구독 서비스도 정리하는 등 처음에는 소비 단식을 잘 실행해 나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제한으로 지쳐가며, 요요현상으로 무너지기도 합니다.

또 코인에 손을 댔다가 초반에 4배라는 수익이 나며 투자를 위한 대출을 받는 등의 변화무쌍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작가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변화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작가는 2년 만에 카드값 문자가 오지 않게 되고, 1600만 원이였던 빚은 월급을 저축해 플러스 1000만 원이 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년 넘게 우울증과 불안장애 치료를 받았던 작가는 더 이상 병원을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마음도 건강해지게 됐습니다. 작가는 소비 단식을 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살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환경과 자연도 생각하며, 채식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소비 단식을 하며 요요로 무너지기도 했고, 투자를 위해 대출을 잔뜩 받았다가 오히려 빚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스스로 세운 원칙대로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 결국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 단식을 이어가기로 한 작가는 다이어트를 할 때 감량 후 유지가 더 중요하듯 소비 단식도 성공 후 유지가 매우 힘들며, 또한 중요하다고 합니다. 책에는 소비 단식을 하며 작가가 겪었던, 다양한 소비 단식 팁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소비를 줄여보고자 생각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매달 날아오는 카드 청구서의 돈을 메꾸느라 허덕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작가에게 소비 단식은 단순히 소비를 줄이는 시간이 아닌 스스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나쁜 소비습관을 버리는 시간이 됐다고 합니다.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인생, 우울증과 불안장애까지 극복하게 된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소비 단식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소비가 행복이라 여겨지는 세상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유수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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