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풍력터빈 세계 1위 기업 베스타스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풍력터빈 세계 1위 기업 베스타스
  • 경남일보
  • 승인 2023.02.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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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을 이용한 기계인 풍차(風車)는 기원전 200년 초반 페르시아 지역에서 사용됐다. 이런 종류의 기계는 기원후 250년 로마 제국에 도입됐다. 최초의 실질적인 풍차는 7세기 이란의 시스탄 지방(현재의 31개주 가운데 남동부 최하단인 시스탄오발루체스탄 주 지역)에 세워졌다. 초기의 풍차는 수직축을 가진 풍차였는데, 사각형의 날을 가지고 있는 긴 수직 구동축이 있었다. 유럽에 있는 풍차들은 약 11세기 무렵부터 지어진 것으로, 국토가 해면보다 낮아 배수가 필요한 네덜란드 등지에서 특히 많이 사용됐다. 풍차의 모양은 여러 가지로, 네덜란드에서 발달한 날개가 4개 있는 것, 미국 등에서 사용되는 날개가 많은 것, 최근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프로펠러형 등이 대표적인 형태이다.

단순하게 바람의 힘을 이용해 옥수수를 분쇄하거나 물을 퍼 올리는 풍차에서 전기에너지를 얻기 위해 고안된 풍력발전 기계는 9세기에 처음으로 발견된다. 다만, 이전에도 풍력발전에 관련된 문헌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세기 아이깁투스(로마령 이집트)에서 활약한 발명가이자 수학자였던 헤론은 기계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바람으로 움직이는 바퀴를 묘사했다. 그가 묘사한 이른바 ‘풍력 오르간(Wind wheel)’은 실제로 쓰였는지 불분명하며, 단지 설계나 장난감에 불과했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전력을 생산한 풍차는 19세기경의 덴마크의 풍차로 알려져 있다. 최대 약 30㎿전력을 생산해 제분기와 펌프에 기계적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근대적인 최초의 풍력발전기(wind turbines)는 1888년에 미국의 Charles F. Brush가 개발한 것으로 용량이 12㎾에, 높이 18m, 무게 4t, 직경 50m, 회전날개 144개가 달린 발전기로, 백열등 350개를 점등했으며, 20년간 운용됐다고 한다. 1920년대에 들어서는 프랑스의 G.J.M. Darrieus가 수직 풍력발전기를 개발했고, 근대 수평축형 풍력발전기는 1931년에 개발된 구소련 얄타 지역의 풍력발전기도, 100㎾의 전력 생산에, 높이 30m, 연간 설비 이용률은 32%였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급 전력생산이 가능했던 풍력발전기는 1941년에 미국 버몬트주에서 가동된 Smith Putnam이 개발한 것으로, 1.25㎿급 전력 생산으로, 직경 175피트, 무게 250t에 달했다. 풍차 개발을 기점으로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로 얻어진 현대 공학 기술의 결과로 빚어진 오늘날의 풍력터빈은 다양한 종류의 수직축 또는 수평축으로 만들어진다.

풍력터빈을 생산할뿐만 아니라, 판매, 설치, AS까지 해주는 기업 가운데 세계 최고의 기업은 1945년에 설립된 덴마크의 베스타스 사(Vestas Wind Systems A/S)이다. 베스타스는 덴마크뿐만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타이완, 인도, 이탈리아, 루마니아, 영국, 스페인, 노르웨이, 호주, 중국, 브라질, 폴란드, 미국에도 제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만 9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2005년 슬럼프를 겪은 베스타스는 2006년 ‘최고 그린 기업’으로 선정됐다. 2007년 시장점유율은 28%였으나 2009년에는 12.5%로 떨어지기도 했다. 2019년까지 베스타스는 전 세계적으로 80여 개국에 100기가와트(GW) 용량의 풍력터빈 6만6000기를 설치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 알팬골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개최한 투자신고식에서 베스타스사의 헨릭 안데르센(Henrik Andersen) CEO가 3억 달러의 투자를 신고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투자신고식에서 베스타스가 산업부에 신고한 3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한국에 대규모 풍력터빈의 핵심 설비·부품 생산공장을 설립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타스가 아태지역본부를 한국에 이전하는 경우 한국이 아태지역의 핵심 혁신거점이 될 전망이다. 뿐만아니라 베스타스의 투자를 계기로 탄소중립 및 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수출 확대 및 고용 창출과 함께 첨단기술의 국내 이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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