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펜데믹으로 변화하는 국내 위스키 시장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펜데믹으로 변화하는 국내 위스키 시장
  • 경남일보
  • 승인 2023.02.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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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이나 생활양식을 표현할 때 ‘양(洋)’을 붙여 쓰고 있다. 서양식 복식을 양복, 서양 음식을 양식, 그리고 양옥, 양파, 양변기, 양말, 양주 등이 그렇다. 양주(洋酒)는 서양에서 들여온 술이나 위스키, 브랜디, 진과 같은 서양식 양조법으로 만든 술을 지칭한다. 양주는 원료에 따라 위스키, 브랜디(포도), 사과 브랜디, 럼주(사탕수수), 보드카, 진 등으로 구분하고, 증류법에 따라 포트스틸(단식 증류기)에 의한 재래식 방법과 페이턴트스틸(연속식 증류기)로 알코올을 증류하는 방법으로 만드는 술로 나눈다. 우리나라에서 양주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양주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위스키다. 이 위스키는 생산지에 따라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 재패니스 위스키, 코리안 위스키 등으로 나눈다.

위스키는 본래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기원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 증류주다. 이 당시의 위스키는 보리를 발효시켜 알코올을 추출한 후 투명한 액상의 술을 원액 그대로 마시는 것이었으며 이 때문에 위스키의 어원은 생명의 물을 의미하는 스코틀랜드 게일어 ‘Uisge beatha’로 불렸으나 이후 세월을 거듭하면서 현재의 Whisky로 변모되었다. 투명한 위스키 원액을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와인 통의 원료인 떡갈나무의 진액과 통에 흡수되었던 셰리 와인이 위스키 원액에 스며들어 호박색을 띠는 빛깔과 향기를 내게 됐고, 이것이 원래의 위스키보다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점차 주변 국가로 확산됐다.

이 위스키는 프랑스의 꼬냑과 더불어 주류 가운데 가격대가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가격이 비싼 이유는 오크 통에서 숙성을 시키는데만도 적어도 수년이 걸려 생산 기간이 무진장 길기 때문이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스카치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는 대체로 40~43% 정도로 매우 독하다. 그러나 증류 과정에서 대부분의 숙취유발 물질이 제거되고,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치는 동안 불순물이 줄어들고 맛과 향이 깔끔해져서 독해도 숙취는 매우 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위스키의 진화가 거듭되어 가고 있으나 현재 판매량의 80%를 스코틀랜드에서 생산하는 스카치 위스키가 점유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1876년 강화도 조약을 맺으면서 다른 서구 문물과 함께 위스키도 들어왔는데, 한글로는 우이쓰기, 한자로는 ‘유사길(惟斯吉)’이란 이름으로 들어왔었다. 당시 수준으로 높은 관세율을 부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류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도 ‘화이트 호스’와 같은 스카치 위스키들이 수입되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끝나고 한국이 본격적으로 수출입을 시작하며 일본의 도리스 위스키(Torys Wiskey-산토리 위스키)가 들어오긴 했으나 당시 반일 감정이 엄청났던 만큼 는 곧바로 판매 금지 및 압류 전철을 밟게 된다. 그렇지만 이 도리스의 영향을 받아 국내의 양조업계들은 이걸 씹고 뜯고 맛보고 분석해, 위험성이 거의 없는 나름 개선된 가짜 양주의 제작에 성공하게 되는데, 바로 도라지 위스키로, 1960년대까지 양주의 수요 및 공급을 지배했었다.

최근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홈술 또는 혼술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MZ세대가 위스키의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위스키 시장이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수입 위스키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대비 58%나 성장했다고 한다.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2018년 이후 위스키 수입액이 계속 감소하다가 2021년 11월까지 위스키류 수입액도 37.4% 증가한 1억5434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위스키 시장의 판도 변화는전통적으로 선물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위스키를 음용하던 종래의 패턴이 집에서 가볍게, 여러 음식과 즐기는 환경으로 바뀐데다가 유튜브 등을 통해 위스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20∼30대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사실이 특기할만하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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