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2024 빠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쥬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2024 빠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쥬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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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빠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4일에 공식 마스코트를 공개했다. 2024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두 마스코트로 선정된 프리기아 모자(bonnets phrygiens)를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처럼 형상화한 상징물의 이름은 ‘프리쥬(Phryges)’이다.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주로 올림픽 경기나 패럴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유산을 반영한 캐릭터들이 형상화해 왔는데, 동물과 사람이 캐릭터로 주로 쓰였다.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비공식적이었지만, 프랑스의 그르노블(Grenoble)에서 열린 1968년 동계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됐다. M&M 초콜릿을 닮은 스키 타는 눈사람을 표현한 슈스(Schuss)였다.

최초의 공식 마스코트는 1972 뮌헨 올림픽으로, 바이에른주의 명견 중 하나인 발디였다. 그러나 처음으로 널리 쓰인 마스코트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1980년 하계올림픽에 사용된 러시아의 전통적 상징인 곰을 모델로 한 미샤였다. 미샤는 개회식과 폐회식 등을 포함해, TV 애니메이션 등 상업적 상품으로도 널리 이용됐다.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에서는 호돌이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수호랑이 마스코트였다.

2024 빠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그동안의 올림픽 마스코트와는 달리 동물이 아닌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프리쥬는 올림픽 마스코트 역사상 최초로 사회적 이상(ideal)을 캐릭터화 한 것에서 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자유의 모자’라고도 알려진 프리기아 모자는 프랑스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인식돼 왔다. 왜냐하면 프리기아 모자는 프랑스 대혁명의 상징으로 채택되었을뿐만 아니라 프랑스 공화국의 우화적 상징(allegory)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기아 모자는 프랑스의 공화국을 상징하며 프랑스의 유로화 동전과 프랑스를 상징하는 가공의 여성인 마리안느(Marianne) 상의 머리 위에 쓰여 있다. 빠리의 레퓌블리끄 광장( Place de la Republique)에는 자유, 평등, 박애의 비유와 함께 마리안의 거대한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대대로 이 모자를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을 뿐만 아니라, 의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가 1830년에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a Liberte guidant le peuple)’에도 등장한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군들이 이 프리기아 모자를 처음으로 창안해 낸 것은 아니었다. 본래 프리기아 모자는 고대 지역 국가였던 아나톨리아 중부(오늘날의 터키)의 프리기아(Phrygia)에서 유래하는 모자이다. 이곳에서는 노예제도가 있었지만, 간 간이 노예를 해방시켜 줬었다. 이때 노예를 해방 시키게 되면 이 모자를 씌워서 석방했다고 한다. 별칭으로는 자유의 모자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노예가 해방돼 자유민의 신분을 얻게 되면 빨간 프리기아 모자를 썼기 때문에 자유의 상징으로 쓰이게 됐다. 남북아메리카에서도 엠블럼으로 쓰이는 등 자유의 국제적 상징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쿠바, 엘살바도르, 아이티, 니카라과 등 일부 중남미 국가의 국기·국장에도 해방과 자유의 상징으로 이 모자가 들어가 있다. 또한 미국 뉴욕주의 주기 휘장에도 프리기아 모자가 그려져 있기도 하다.

이번에 채택된 빠리 올림픽 마스코트들은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 색상 리본으로 장식했고, 가슴에는 황금색 ‘빠리 2024’ 로고가 새겨져 있다. 특히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있어서 눈길을 끄는데, 패럴림픽 마스코트가 겉으로 보이는 장애를 가진 캐릭터로 형상화 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2024 빠리 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Tony Estanguet)는 프리기아 형상 마스코트가 “혼자서는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간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올림픽 프리쥬는 “계산하는 두뇌를 가진 전술가”이고, 패럴림픽 프리쥬는 “자발적이고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또한 조직위는 프리기아 마스코트를 통해 프랑스는 “스포츠 가치가 동지애, 연대와 관련한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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