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현 (의령문화원장)

추석을 앞두고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서는 추석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라는 사진과 제사 상차림에 대해 발표했다.
이는 최근 청년세대에서 명절을 기피하는가 하면 가족여행으로 대체하는 시대에 견줘볼 때 적절한 시기에 발표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실로 큰 실망감을 지을 수 없다. 조사를 하려면 명절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유림사회, 종부, 청년층, 사회저명인사 등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조사 하고, 응답률에 의거 발표해야 공감을 얻을 것이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서는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리서치뷰에 의뢰,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고 응답률이 4.3%였음을 밝혔다. 불과 43명의 응답률을 가지고 발표를 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제례 간소화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가정의 제사 상차림보다는 간소화하는 방안에 찬성은 한다. 그러나 꼭 갖춰야 할 것은 갖추고 줄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쉽다. 과일은 조(대추), 율(밤), 이(배), 시(감)만 있으면 족할 것 같고, 나물은 번거롭더라도 3색 나물(흑-고사리, 백-도라지, 청-시금치)은 양은 적게, 전은 한가지 정도, 잔은 차례일 경우 찻잔, 주례일 경우 술잔이면 가할 것 같다.
셋째 제사음식의 가지 수에 대해 가지 수에 국한하지 말고 종류별로 간단하게 조금씩 성의껏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넷째 차례비용에 대해 조사표 상으로는 10만원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되 음식양은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섯째 양가 모두 차례를 모실 경우 어느 쪽에 참여하겠느냐는 것인데 근래에는 아들이나 딸 하나만 낳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어 친가와 처가 양쪽에 차례를 지낼 경우 형편을 감안해 친가부터 모시고 처가를 모시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 내용은 필자 본인의 개인 의사이며, 성균관의 표준안도 강제규정은 없으므로 제사 절차나 차례 상차림은 각 가정의 가가례에 따르되 집안 형편에 따라 가감해 시행함이 좋을 것으로 사료돼 본 글을 쓰게 되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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