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너를 향한
변치 않는 그리움이다
해조음에 귀를 씻고
갯내음에 눈을 뜨고
밤이면 안개처럼 다가왔다가
아침이면 화들짝 물러나 앉는
너와 나의 영원한 간극이다
그래도 내가 있어 꿈을 꾼다
바다의 쉼표 같은 그 섬에 그리움 같은 파도가 일렁이고
물새들의 울음마저 소금기 젖어 애절하게 다가오는 갯바위의 말씀은 한 편의 수채화다. 뭍으로 가슴을 키우던 어린 애인 같은 해초들의 꿈이 봉곳이 다가오고 안갯 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먼 사랑 이야기는 수줍은 수묵화다,
꿈 한 쪼가리를 나누어 갖고 가끔씩 퍼즐처럼 맞추고 살아가는 숨겨둔 추억 한편이 있다면, 아님 저 멀리 담장 너머 구겨둔 사랑이 자주 움이 터는 일이 있다면 이 시를 더 깊이 음미해볼 만하겠다.
추석이다.
고향을 비추는 달도 그리운 사람들도 모두 滿月(만월)이겠다.
꿈의 보자기를 싸매고 한 번쯤 그 섬에 가볼 요량이다.
어림없는 일이겠지만 간극의 끄트머리에서 떨어져 나간 것인지 다가오는 중인 것인지 모를 그 섬 한 귀퉁이에서, 다부지게 이 시 한 편을 읽어줘야겠다.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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