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금
대한민국 피의자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방 저 아리땁고
순결한 영혼
-고 박노정 시인의 ‘한 움큼’
밤의 소쩍새 울음이 처연하고 아름다운 것은 어둠 속에서 홀로 울기 때문이다. 낮에 우는 물까치의 울음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는 것은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그악스럽게 울기 때문인 것과 같다. 환경에 개의치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 알뜰하고 다부지게 아금바른 것을 순결한 영혼이자 아리따운 것이라 한다면, ‘대한민국 피의자’(시인이 상정한 시의성이 있겠으나)라는 의미는 그것과 대조적이다. 어렵지만 순결함, 아리따움의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삶이라면 누구나 사회적 피의자라고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전 시인의 ‘대쪽 같은 정신’을 담고 있다. 지난주 7월 4일은 시인의 4주기 기일이었다. 그의 시와 정신이 그리워 불쑥 다시 읽는 날이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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