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논의 점화됐지만 ‘첩첩산중’
야권 단일화 논의 점화됐지만 ‘첩첩산중’
  • 이홍구
  • 승인 2022.02.1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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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여론조사 방식 ‘뜨거운 감자’ 넘겨
윤석열, 지지율 격차·역선택 우려 부정적
‘밀당’ 기싸움 예고…“의지 있나” 의문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식 제안에 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이 복잡한 수 계산에 들어갔다.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하며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넘기면서 명분과 실리를 둘러싼 양측의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촉발에 바짝 긴장하면서 향후 진행 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13일 윤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며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의 여론조사 경선을 거론하며 “그때 합의한 문항과 방식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각각 1600명을 대상으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절반씩 물어 조사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승패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측은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은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안 후보가 밝힌 야권 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국민 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역선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윤 후보도 이날 안 후보의 ‘국민 경선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를 제안에 대해 나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일단 ‘여론조사 단일화’란 뜨거운 감자를 받아들게 된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안 후보 측은 이미 전날 오후 비공식으로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 후보 측은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지지율에서 서너 배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이 후보측 ‘역선택’이 들어올 것이 뻔한 여론조사를 제안한 안 후보가 과연 단일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안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압박해온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군요”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명시적인 거부도, 수용도 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 윤 후보로서는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한 처지다. 먼저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을 경우 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져야하고 논의를 끌고 가자니 협상 신경전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거나 선거운동 자체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 특유의 스타일 등으로 볼 때 일대일 ‘통 큰 담판’을 통한 전격적인 돌파구 마련의 가능성도 점친다. 이에따라 양측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까지 결론을 내거나 사전 투표일인 3월 4∼5일 전까지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민주당은 ‘안철수발(發)’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긴장하면서도 안 후보의 이번 후보 단일화 제안 효과를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것은 단일화 무산에 따른 책임전가와 명분쌓기용이며 막상 성사 가능성은 낮게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보여준 안 후보의 특성상 단일화는 힘들지 않을까 한다”며 “오히려 단일화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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