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유등축제에 첨단과학과 스토리텔링의 옷을 입히자
[아침논단]유등축제에 첨단과학과 스토리텔링의 옷을 입히자
  • 경남일보
  • 승인 2022.02.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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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지난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10월에서 12월로 연기되었다가 그마저 조기 종료되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라는 명칭으로 2000년 시작한 이 축제는 문화관광부 지정 예비축제(2003년), 육성축제(2004년), 우수축제(2005년), 최우수축제(2006년)로 발전했다. 문광부 지정 최우수축제 지위는 2009년까지 4년간 유지했다. 2010~201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올라섰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5년에는 대한민국 글로벌축제로 선정되었다.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인증받았다. 축제의 기원, 내용, 진행, 국민 참여도, 예산 등 모든 부문에서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때 통신수단으로 남강에 등불을 흘려보낸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개인등을 만들고 각자 소망을 적어 유등에 붙여 남강에 띄워 보냈다. 그러던 것이 언젠가부터 유등이 점점 커지고 모양도 용, 호랑이, 거북, 사람 등으로 다양해졌다. 움직이는 유등도 등장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수출도 했다. 서울시와 유등 사용에 관한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는 유등축제를 개최하지 못했고 2021년에는 연기와 단축이라는 불운을 겪었다. 차제에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형식과 내용 등에서 장기발전방안을 모색해보는 건 어떨까. 높은 단계에 올랐을 때는 기존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 필요한 법이다. 나비와 매미는 애벌레 시절의 껍질에서 탈피해야만 날개를 펴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유등축제를 업그레이드하는 구체적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미세 폭포 스크린’과 ‘하늘 유등’을 제안한다. 유등축제는 물과 빛의 축제이다. 미세 폭포 스크린은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는 많은 물줄기에 레이저를 부딪쳐서 영상이 나타나게 하는 물 위의 스크린이다. 엄청나게 크게 만든 스크린에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다. 물과 공기의 굴절률 차이와 물을 이용하면 다양한 색상과 빛을 나타내 보일 수 있다. 거기에 담는 문화콘텐츠는 진주의 역사와 문화가 될 것이다. 가장 지역적인 문화콘텐츠가 가장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되는 법이다.

하늘 유등은 LED등을 장착한 드론을 의미한다. 하늘 유등은 물에 뜬 유등을 하늘로 가져가는 공간 확장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임진왜란 때 통신수단으로서 강 위의 유등을 공중의 비차와 연결한 것과 같이, 축제수단으로서 강 위의 유등을 하늘 유등으로 확장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비차에서 하늘 유등(드론)으로, 하늘 유등에서 드론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비행자동차) 산업으로 연결하여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문화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과거 역사에서 탄생한 유등축제를 미래 먹거리 산업인 UAM과 연결함으로써 진주의 미래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 유등 군집비행은 진주남강유등축제뿐만 아니라 사천 항공 엑스포, 산청 항노화 축제, 함양 산삼 축제, 거창 얼음축제, 의령 의병축제, 합천 황매산 축제, 하동 야생차 축제, 남해 보물섬 축제, 고성 공룡 엑스포, 통영 한산대첩축제 등 지역사회 축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용 군집비행 드론 산업을 발굴하고 활성화할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용 드론 산업은 진주시와 경상국립대가 중점적으로 발굴하여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UAM 산업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첨단과학과 스토리텔링의 옷을 입히면 유등축제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축제를 탄생시킬 수 있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다. 2022년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변신을 기대한다.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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