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왜 시내 한복판에 환자 옮겨오나” 불만
산재환자 등 재활치료 전문병원인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이 5일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본격 진료한다.
병원안팎은 도심 한복판에 대구지역 환자를 이송, 감염병 관리 체제로 일대 전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4일 낮 창원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를 맞이할 준비에 분주했다. 병원 앞에는 구급차가 대기했고, 의료진들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주 전국 단위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뒤 환자 전원과 시설 소독, 의료진 수급 등을 집중 점검해오고 있다.
창원병원은 지난달 29일 국가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됐고 병원 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코로나19 경증 환자 진료를 위한 148개 병상을 확보했다. 이곳에는 대구 등에서 경증환자 148명이 들어올 예정이다. 진료에 투입되는 의료진은 창원병원 인력 157명과 정부 지원 인력 19명을 합해 176명이다. 의사는 기존 병원 직원 10명에다 정부 지원 19명까지 합쳐 모두 29명이다. 간호사는 120명선으로 알려졌다. 앞서 창원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임시 폐쇄됐다가 지난달 24일 진료를 재개했다.
이날 오후 현재 병원 내 기존 환자들은 대부분 인근병원으로 옮긴 상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한 환자의 보호자는 “중증환자가 2년간 이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아무리 국가 재난상황이라고 해도 충분한 안내과정 및 동의철자가 필요한데, 경증환자들에게 자리를 비우라며 중증환자에게 반 강제적으로 나가라고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병원을 나가는 대부분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병원은 비좁고 간병도 원활하지 못해 걱정이다”고 울먹였다.
이에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을 왜 내보내느냐’며 항의하는데,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도 국가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지난달 28일부터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정부 방침이라 어쩔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간이 부족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9일 지정돼 휴일을 제외하고 사실상 4일만에 코로나19 확진자를 받는다는 부담감이 크다. 환자 치료와 함께 의료진 보호 및 시내한복판에 타지 환자를 들여와 치료하는데 따른 부담 등 여러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일을 걱정했다.
도내 의료계 관계자는 “타 지자체의 대규모 환자가 창원에 옮겨와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대구의 경우 지자체 및 민간단체의 지원이 상당히 많다. 경남은 외지 환자를 받았다는 인식 때문인지 지원이 빈약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창원병원에 그간 감염내과도 없었는데, 이번에 의료인력 지원을 받는다. 감염병 관리 체제로 병원 시스템이 완전 바뀌게 되는데, 구성원들 보호가 잘 돼야 한다. 앞으로 직원들이 집에도 잘 못가고 새로 마련한 임시 숙소에서 지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이종철 창원보건소장은 “정부가 하는 시책이지만 일선에서도 관심을 갖고 필요한 사항을 도에 협조 요청하는 한편, 지원 가능한 부분은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