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늘(하재청)
밥이 늘 걸어갔던 길
혓바닥에 바늘이 돋는다
늘 입 안을 돋우는 것들
먹을 때마다 온 몸으로 번지는 아픔
이제 먹는 것이 근심이 되는구나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길
늘 다니던 길이 패여 웅덩이가 되면
가던 길 안에서 안락했던 삶
그 중심이 흔들리고
잠시 뒤틀린 신발 속에서
또 한 번 뒤뚱거려야 하나
식도락 같은 삶에 때로는 가시가 돋고
그럴 때 우리는 잠시 길을 멈추고
신발을 털어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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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일상에 무방비한 일들로 고통을 당할 때 비로소 깨달을 때가 있다, 한 번도 염려하지 않았던 일들로 낭패를 당할 때의 난처함은 더 평이함이 소중함을 알 때가 있다, 안락했던 삶의 중심을 흔들리게 하는 것들, 사소하게 신발 안에 끼어든 돌 부스러기처럼 예기치 않는 일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경우 쉼표 같은 시간을 두고 가시를 뽑고 되돌아 볼일이다, 가끔씩 털어버리고 근사한 정상을 찾을 일이다 .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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