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KAI 사장 “남북경협시 동북아 민항기 수요 폭발…면허생산 항공기 투입”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지난해 수주에 실패한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과 관련 “세계 방산시장이 얼마나 냉엄한지 이 일을 통해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17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PT 입찰이 끝나고 직원들에게 한 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리온 필리핀 수출 무산과 관련해 “우리와 거의 계약 단계까지 갔다가 마린온 사고 나면서 계약이 중단됐다. 이후 록히드마틴이 작년 5월에 원래 제안한 가격의 절반으로 주겠다고 했고 우리도 적자를 감수하고 했는데 우선협상자로 록히드마틴이 선정된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갈지는 말하기가 어렵고 아직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은 “KAI가 T-50의 환상에서 깨어나 새로운 KAI가 되면 좋겠다”며 “정부의 군수공장에서 벗어나 진정한 항공우주 업체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AI의 많은 구성원이 T-50을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데 T-50은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정부가 100% 사준 사업”이라며 “KAI가 용역을 받아 수행한 것에 불과한데 다른 일도 T-50 하듯이 하면 다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남북경협이 추진되고 북한이 개방되면 이 지역 항공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한반도 환경에 맞는 민항기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경협이나 동북아 정세 변화에 따라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면 항공기 수요가 급증할 것을 확신하는 김 사장은 “정부를 설득하고 우리가 확신을 가지면 언제든지 면허생산이 가능하다. 지금부터 민수 항공기 개발 기술을 확보해서 독자적인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은 2026년을 출반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기 중 가장 애석한 일로 마린온 사고를 언급하고서 “영원히 기억하면서 안전하고 또 안전한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협력을 통한 상생모델을 묻자 김 사장은 “항공우주산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은 초기에 정부의 지원 없이는 사실 불가능하다. 국내 항공우주산업 전체 매출이 4조∼5조원 하는데 실제 비행기 하나 디자인해서 제조하려면 수조원이 든다. KAI 하나라면 문제가 없지만, 협력업체들은 KAI가 사주지 않으면 팔 곳이 없기 때문에 상생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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