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진주남강초 여자축구팀
[행복한 도전]진주남강초 여자축구팀
  • 임명진
  • 승인 2018.03.21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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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단 6년만에 전국대회 우승 맛봐
“축구가 너무 좋아요. 앞으로 꼭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장래 꿈을 말하는 혜영(6년)이의 표정은 당차고 야무졌다. 축구가 좋아 전학까지 온 혜영이는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진주 남강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이 창단 6년만에 지난해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풍족하지 않은 지원과 선발 엔트리 조차 채우기 버거운 중소도시의 작은 축구팀이 전국 무대 정상에 오르자 주변에서는 작은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강초의 우승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의 유니폼에는 ‘Self Sacrifice(자기희생)’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서로 희생하지 않으면 나아가기 어렵다는 채주봉 감독의 판단하에 지난해 부터 이 글귀를 가슴에 품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수들도 유니폼에 새겨진 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배려를, 경기장 안에서는 남들보다 한발 먼저 뛰는 희생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제46회 전국소년체전 8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제25회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 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잇따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합천에서 열린 제16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채 감독은 “우승의 바탕에는 하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 학교와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채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한 몫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선수 전원의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전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니폼에 ‘희생’이라는 글자를 새긴 이유도 팀의 조직력과 단합을 끌어내기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

열악한 환경에도 남강초 선수들은 올해 또 다시 도약을 준비하며 행복한 도전을 꿈꾸고 있다.

작년에 14명이던 부원은 6학년 8명의 학생이 대거 졸업하면서 올해는 11명으로 수가 크게 줄었다. 한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대체선수마저 없는 상황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넘친다.

미더필더 지현(6년)이는 타고난 체력조건에 기술까지 보유한 기대주다. 영국 첼시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처럼 훌륭한 여자축구 선수가 되는게 꿈이다.

올해 합류한 팀의 막내 유리는 공격수다. 6살 무렵부터 아빠를 따라 공을 차기 시작한 유리는 또래 남자아이들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근성을 갖고 있다. 그는 “작년에 언니들이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도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혜영이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 재미있고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매 경기 부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유상엽 체육부장은 “운동장이 맨 땅이다 보니 대회를 앞두고 훈련은 주로 잔디가 있는 인근의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섭외가 쉽지는 않은데 선수들이 묵묵히 참고 훈련을 잘해줘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남강초가 배출한 여자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중·고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장차 대학이나 실업무대에 데뷔해 훗날 국가대표 탄생도 기대되고 있다. 채 감독은 “4월부터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매일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수들이 힘든 내색 하지않고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서로 배려해 가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남강초 여자축구부 명단(총 11명)
6학년 조혜영 FW, 이지현 MF, 심고은 DF 하지연 DF, 5학년 유희원 MF, 박희강 DF, 조민정 DF, 오미연 GK, 4학년 김유리 FW, 백지은 FW, 이지원 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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