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다] '대안교육 특성화' 남해 상주중
[학교에 가다] '대안교육 특성화' 남해 상주중
  • 임명진
  • 승인 2015.03.26 14: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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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신입생 환영식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고 있다.

 

남해 어촌마을의 한 중학교가 경남 최초로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남해군 상주면 상주중학교(교장 여태전).

학생 수가 너무 적어 폐교위기로 까지 몰린 학교가 전국에서는 13번째, 도내 최초로 특성화중학교로 선정됐다.

상주중학교는 지난해는 축구부를 전격 창단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축구부 창단은 상주면이 들썩이기에 충분한 뉴스거리였다. 전교생 66명 중 축구부원만 39명. 이중 17명은 올해 입학했다. 축구부 창단으로 1년 만에 전교생이 배로 급증한 사실도 지역에서는 화두거리였다.

상주중학교는 1954년 첫 입학생을 받으며 문을 열었다. 한때 남해군이 가장 번창했을 당시에는 전교생이 400여 명을 넘기도 했는데, 얼마 전까지 워낙 학생수가 적어 폐교를 걱정했다.

차라리 학교 부지에 리조트나 호텔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더 낫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그래도 학교는 유지해야 된다는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학교 살리기 운동이 7~8년 전부터 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전격적으로 축구부도 창단하고, 특성화 학교로의 변신도 꾀하게 된 것이다.

여태전 교장이 부임한 것은 작년 3월1일자. 간디학교, 창원 태봉고 등에서 대안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아왔다.

여 교장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병은 학벌사회와 입시교육으로 인해 배우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것이다”면서 “대안교육은 그런 획일화된 교육에서 탈피해 아이들의 개성을 살리고 존중하며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주중학교는 주변의 자연환경을 살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상주중학교 축구부
‘찾아오는 학교’,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에 기반을 두고 해양체험 수업 등 다양한 체험형 교과활동을 정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어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3학년 이가희(16) 학생은 “바다가 앞에 있고 체육시간에 스킨다이빙, 스킨스쿠버, 바나나보트 등 해양체험 수업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선생님들도 학생들의 마음의 잘 보살펴 줘서 좋다”고 말했다.

1학년 신입생 최지원(14) 학생은 1학년 중에 유일한 여학생이다. 지원이는 “또래 여자 친구가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잘 대해주고, 수업도 너무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진효 교사는 “인근 주민들의 협조로 여름에는 주변 환경의 특징을 살리는 다양한 체험 수업을 진행된다”면서 “학생들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체험형 수업에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상주중학교는 2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기숙사 신축과 4교실을 증축할 계획이다. 특성화중학교로의 운영은 내년부터 시작되는데 그에 앞서 시설투자와 교직원의 교육이 올해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변화를 맞아 교사들의 마인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여 교장의 생각이다.

여 교장은 “대안학교는 또 다른 도전이고, 기존 방식으로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교직원들이 먼저 달라지고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주중학교는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8년께는 전교생 90명의 아담한 학교로 운영된다. 학년당 15명씩, 2학급 체제로, 모두 6학급이 운영되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이념과 슬로건으로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내년부터 시행될 특성화중학교 운영을 앞두고 상주중학교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요아침 몸깨우기 교실에 참가한 학생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
상주중학교는 특성화의 여러 분야중 대안학교를 택했다. 즉 기존 교육에는 없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체험과 돌봄, 치유의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창의적인 체험활동과 동아리, 스포츠 활동은 일반 학교에서 운영되지만 운영방식에 차별화를 꾀하게 된다. 여기에 텃밭 가꾸기 등 생태농업과 택견, 검도, 수영 등 몸깨우기 과정, 남해 바래길 걷기, 지리산종주, 해외체험 등의 이동학습도 집중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여 교장은 “이런 모든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정체성을 스스로 찾는데 있어 도움이 된다. 이동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 그런 개념이 교육과정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성화중학교인 상주중학교는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 하지만 지역의 여건을 최대한 반영했다. 내년도 2학급, 총 30명을 모집하는 2016년 입학전형에 있어, 우선선발 대상자는 지역의 상주초등학교 졸업생들로 한했다.

상주중학교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전원 수용할 계획이다. 이어 정시모집도 경남지역 학생들로 우선 선발한다. 여기서 선발인원이 모두 완료되면 추가모집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국단위 모집은 추가모집에서만 진행되기에 지역 학생들을 우선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여 교장은 “농어촌에는 학교가 있어야 지역의 문화가 형성된다. 상주중학교는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의 비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면서 “농어촌의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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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민 2015-04-05 12:27:29
우리학교가 인터넷 뉴스에 나왓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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