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릴러 대를 잇는 추격전 '몽타주'
한국형 스릴러 대를 잇는 추격전 '몽타주'
  • 연합뉴스
  • 승인 2013.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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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형사물·잔혹한 범인 소재로 긴장감 살려
영화 ‘몽타주’는 제목부터 스릴러 냄새를 물씬 풍긴다.

아동 유괴 사건의 공소시효 15년이 만료되고 똑같은 수법의 범죄가 다시 발생한다는 줄거리는 그동안 한국영화 스릴러 장르에서 보아온 여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15년 전 유괴 사건으로 딸을 잃고 범인을 추적해온 하경(엄정화)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담당 형사 오청호(김상경)의 말에 목놓아 운다.

그런데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5일 전 사건현장을 다시 찾은 청호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꽃 송이를 발견하고 범인이 다녀갔음을 직감한다. CCTV에 찍힌 자동차를 찾아 힘겨운 탐문을 벌인 끝에 공소시효 만료 몇 시간 전 시장 골목에서 모자를 눌러쓴 범인을 맞닥뜨린다. 하지만, 아깝게 범인을 놓치고 청호와 하경은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똑같은 수법의 유괴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놀이터에서 손녀를 돌보다 잠시 집에 들어간 틈에 아이를 누군가에게 유괴당한 할아버지 한철(송영창). 관할서 경찰은 피해자의 집에 범인의 협박전화 대응팀 본부를 꾸리고 15년 전 사건의 담당자인 오청호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야기의 설정에서부터 반전의 틀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줄거리 소개는 스포일러다.

영화 초반의 분위기는 형사를 연기하는 배우 김상경의 풍모와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직전의 상황이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배우 엄정화의 연기가 두드러진 후반부는 아이를 빼앗긴 엄마의 모정과 투지를 표현한 ‘세븐 데이즈’와 닮아 있다.

아동 유괴 사건을 벌이고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협박하는 범인의 행각은 ‘그 놈 목소리’를 연상시킨다.

이렇게 기시감을 일으키는 소재들을 끌어모은 영화 ‘몽타주’는 그럼에도 기존 영화들의 클리셰를 살짝 피해 상황을 계속 비틀어가며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특히 시간의 전후 관계를 흐트려 교묘하게 이어붙인 연출은 관객의 추리를 영리하게 교란시킨다.

예측불허의 스릴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공들여 다듬은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세공으로 스릴러 장르의 상업영화가 줄 수 있는 긴장과 재미는 꽤 잘 살려냈다.

다만, 이야기의 결말을 마주하고 나면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다. 애끊는 부모의 마음이 모든 사건을 추동하는 힘으로 활용되는데, 각각의 행위를 둘러싼 윤리적인 고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물들의 관계를 이어놓은 사슬이 그저 재미를 살리기 위해 기획된 ‘설정’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빼앗긴 아이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엄마가 쓰레기 더미를 뒤져 찾게 하는 짓은 현실적인 범행 동기로는 설명될 수 없는 행위다. 영화는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는 결말에서 드라마 요소로 관객의 공감을 구하려 하지만, 이런 설정들 때문에 인물들에 선뜻 공감하기가 어렵다.

16일 개봉. 상영시간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정근섭
출연배우:엄정화,김상경
개봉일: 16일 개봉
장르: 스릴러, 드라마
관람가: 15세
연합뉴스



몽타주
몽타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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