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권 다툼에 '거제 대구' 명성 흔들
조업권 다툼에 '거제 대구' 명성 흔들
  • 김종환
  • 승인 2013.0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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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망어업 민원제기, 호망협회 출어 중단
겨울철 거제지역대표 생선인 대구 조업권을 둘러싼 지역 어민들 다툼으로 수협 위판까지 중단되는 등 ‘거제 대구’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거제시는 대구호망협회(회장 공성택)가 지난 6일부터 출어를 중단, 대구 물량이 없어 거제수협 외포출장소가 지난 7일부터 나흘째 대구 위판을 못 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의 거제수협 외포출장소는 진해만에서 잡히는 대구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거제 대구’를 위판하는 곳이다. 호망협회의 출어 중단은 자망어업을 하는 한 어민이 ‘호망협회가 정해진 구역이 아닌 곳에서 대구를 잡는다’며 농림수산식품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에서 비롯됐다. 자망어업인들은 대구 산란기인 1월에 호망어업인만 대구 수정란 방류사업에 참여하고 대구 조업을 할 수 있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대구를 잡는 방법이 다른 두 어업인들의 다툼은 거의 매년 이맘때 반복됐지만 그 여파로 대구 위판이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망협회는 자망어업인의 민원에 이어 거제시가 지정구역 외에 설치된 호망 어구를 단속하자 출어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거제시는 지난 3일부터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와 진해만 사이 항로 주변에 설치된 호망을 강제 철거하고 있다.

호망어업은 단지 모양의 커다란 그물인 호망(壺網)에 대구를 가둬 잡는다.

이 방법은 산 채로 대구를 잡기 때문에 수정란 방류사업이 가능하고 어린 대구는 다시 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어 어족자원 보호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남해안 대구의 씨가 마르자 1981년부터 호망어업을 활용한 대구 수정란 방류 사업을 하고 있다.

호망어업과 달리 자망(刺網)어업은 어군 통로에 테니스 코트 네트 모양의 긴 그물을 쳐놓고 고기를 그물코에 꽂히게 하거나 얽어매서 잡는다.

이렇게 잡힌 대구는 그물에 걸린 채 대부분 바다 속에서 죽는다. 어린 대구를 잡아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대구 체포 금지기간’으로 정한 매년 1월은 허가받은 호망어업인만 대구 조업을 할 수 있어 조업 방법의 차이 때문에 이 시기만 되면 호망어업인과 자망어업인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다.

경남도가 허가한 경남지역 전체 호망어업은 모두 172건인데 올해 1월에는 이중 140건만 대구 조업을 허가해 이중 거제가 79건으로 가장 많고 남해 28건, 창원 21건, 고성 12건 등이다.

호망어업 건수가 가장 많은 거제가 대구 조업에 나서지 않으면 경남 전체의 대구 어획량과 수정란 방류사업에 영향을 준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1월 경남 남해안의 대구 총허용어획량(TAC)을 8만1천600마리로 정해 경남도가 집계한 올해 1월 대구 TAC는 지난 4일 기준으로 1만6천400마리에 불과하다.

위판되는 대구가 없어지자 외포항 주변의 대구요리 전문 식당에는 북적이던 손님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어 상인들은 미리 냉장·냉동 보관해둔 대구로 버티며 생대구 요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한편 회귀성 어류로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대구는 거제시의 ‘시어(市魚)로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진해만에는 대규모 대구 어장이 형성되는데 거제시 장목면 인근에서 잡히는 거제 대구가 으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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