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합포 치매자살 비극 남의 일 아니다
창원 합포 치매자살 비극 남의 일 아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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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암보다 무섭다고 한다. 치매 환자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한다. 집안에 치매 환자가 있게 되면 가족들은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치매노인을 둔 가족들은 한마디로 울고 싶다. 뒷바라지 하는데 너무도 힘들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에서 심각하게 거론되는 질병 중 하나가 치매이다. 일단 치매환자로 진단되면 당사자보다는 가족이 가장 먼저 걱정하게 된다. 그 이유는 치매환자가 때때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나타내게 되고, 가족은 환자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면서 돌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2층 주택 안방에서 박모(84) 할머니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 김모(61)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 할머니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질병인 치매 때문에 벌어지는 자살 등 사건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잇따르는 이런 비극들은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는 한국 사회가 아직도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치매 환자 수는 올해 10월 기준 53만 여명이다. 최근 4년 사이에 10만 명이 늘었고, 2025년이면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53만여 명 중 국가가 지원하는 요양 시설과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사람은 14만9000여명이고, 나머지는 가정에서 각자 알아서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다. 치매는 무엇보다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치매가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시켜야 할 때가 됐다.

치매를 과거와 같이 노망이나 망령으로 일컬어지며 쉬쉬할 시대가 아니다. 치매 위험군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서둘러 치료와 투약을 병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이유다. 치매환자의 돌봄에 지치게 되면 연령대와 관계없이 살인·자살 등의 사건은 얼마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 정부는 치매환자의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더욱 촘촘히 짜기 바란다. 창원시 합포의 치매자살 비극은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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