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진주혜광학교 이전 사업 ‘시동’
‘시작이 반’ 진주혜광학교 이전 사업 ‘시동’
  • 정희성
  • 승인 2024.09.23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이전추진위원회 발대식 가져
시설 협소·노후화, 학생 안전 위협
정재욱 도의원 “학습권 보장 필요”
진주혜광학교(정신지체,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지난 1982년에 신축된 진주혜광학교는 설립 당시 9학급(추정 학생 150명) 규모였지만 현재는 44학급 236명(초·중·고·전공과)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시설 협소와 노후화로 학습권이 침해받고,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신축이전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고 23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에 모여 ‘진주혜광학교 이전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서 진주혜광학교 박영식 교장은 △좁은 교실 △편의시설 미흡 △특별실 부족 △기본시설의 포화 △예산투입의 비효율성 등 다섯 가지 이유를 설명하며 학교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영식 교장은 “아이들은 제대로 배울 수 없고, 선생님들은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고, 학부모들은 노후화된 시설에 마음을 조리고 있다”며 현재 학교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반학교 교실은 66㎡다. 하지만 혜광학교 교실 크기는 40~58㎡에 불과하다.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휠체어가 움직일 공간조차 부족하다”며 “엘리베이터와 통학버스 승하차장도 부족하고 ‘실내 경사로’도 규격 미달로 사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장은 “특수학교의 특별실(장애 맞춤형 운동 훈련실 등)은 특수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특수학교의 정체성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급식실 같은 기본시설도 협소하고 포화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주교육지원청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24억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지만 이 예산은 옥상 방수 공사 등 기본시설을 유지·보수하는데 투입됐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현재 한계 상황에 와 있다”고 전하며 이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장은 소규모 학교로 분리한 후 현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박 교장은 “현재 장애아동 유치원이 없는데,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분리 이전하고 본교는 리모델링해 중·고·전공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허한영 진주혜광학교 이전추진위원장(진주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은 “학교 규모가 커지면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졌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정대영 진주혜광학교 운영위원장은 “현재 혜광학교는 지역사회에서 특수학교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의 환경에서는 학생들의 이동조차 불가능한 상태”라며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월 직접 진주혜광학교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한 정재욱 도의원은 “내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 운영되면 학생들의 수시 이동이 불가피하다”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사로나 지금의 협소한 이동통로로는 학습권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교육환경 제공을 위해 지역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대식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좋은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희성기자

 
진주혜광학교 박영식 교장이 23일 열린 이전추진위원회 발대식에서 추진위원, 진주교육지원청 관계자, 정재욱 도의원, 학부모 등에게 학교 이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진주혜광학교 이전추진위원회 발대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주혜광학교 이전추진위원회 발대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