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처음을 쌓아가며
[경일춘추]처음을 쌓아가며
  • 경남일보
  • 승인 2024.07.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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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형 진주예하초등학교 교사
권태형
가족들과 함께 처음으로 큰 워터파크에 갔다. 수영장 등 작은 워터파크는 가봤으나 큰 워터파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람들이 많고 물도 많이 먹어 힘들었지만 다같이 파도에 몸도 맡기고,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며 즐거웠다. 마감시간까지 풀장에 발을 계속 집어 넣으려했던 아들을 보면서 우리 가족의 첫 워터파크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첫 워터파크 여행으로 딸과 아들, 그리고 나와 아내에게 워터파크 여행은 즐거움으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많은 처음들을 마주한다. 첫 운전, 첫 여행, 첫 구입 등 다양한 처음들이 있고 그 처음으로 많은 판단을 내린다. 그렇다면 다음 우리 가족의 워터파크 여행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가고 싶을 것이고 즐거움을 꿈꿀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만으로도 처음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 공을 많이 들인다.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의 처음과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쇼핑사이트에서는 첫 구매를 위해, 놀이시설에서는 첫 방문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한다.

처음도 쌓여 간다. 어른들이 쌓아놓은 처음보다 아이들이 쌓아놓은 처음이 훨씬 적다. 거꾸로 말하면 어른들 보다 처음을 채워놓는 책장에 아이들은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책장은 아직 비어있기에 어른들의 책장에서는 평범한 처음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처음이 되곤 한다. 회사나 각종 단체에서 아이들의 처음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이것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의 책장에는 학교라는 중요한 공간이 있다. 어릴적 이 공간은 다른 어느 공간보다 크다. 이 공간의 처음은 초등학교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는 행복나눔학교이다. 행복학교 근무가 처음이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는 것이 있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아이들 중심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봄장미학교 때 봉사해주시던 학부모 서포터즈분들의 땀방울, 교육활동을 위한 다모임 속 활발한 토의 모습에서 이를 엿볼 수 있었다. 행복나눔학교로서 우리 학교는 아이들의 책장 속 학교라는 공간에 행복한 처음을 새겨놓을 수 있도록 다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은 중요하다. 행복의 시작이 될 수도 불행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처음은 항상 우리 마음의 책장에 자리 잡고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사진을 꺼내 보는 것처럼 추억을 되새길 때 우리는 처음을 꺼내 본다. 학교라는 책장 공간에서 처음을 꺼내었을 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우리 예하초 아이들을 꿈꾸며, 모두에게 행복한 처음이 꽂혀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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