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은 시대적 요구
[현장칼럼]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은 시대적 요구
  • 김윤관
  • 승인 2024.07.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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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관 서부취재본부 국장
김윤관 서부취재본부 국장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말은 그렇게 하는데 현실도 그럴까?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은 지독히 가난한 국가가 국민교육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전국 각지에서 독지가나 주민들이 교육의 선각자가 되어 학교를 설립했다. 하동에서도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논과 밭을 희사하여 설립한 학교가 바로 하동여고이다. 지금까지 60년이 넘는 역사와 9000명이 넘는 인재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하동의 명문 사학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학생 수가 적어질수록 서서히 학교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재 하동여고는 9학급 135명이다. 불과 수년 안에 6학급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명약관화이다. 지난 10년간 하동의 학생 인구는 절반 줄어들었고, 앞으로 10년 후 또 절반 이상이 더 줄어들 것이 명확하다. 하동군은 지역 내 고교 진학률이 경남에서 최하위이다. 하동의 중학교 졸업생 10명중 3명은 타지로 진학한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떠나는 경우도 많다. 하동의 17개 초등학교 중 13개 초등학교가 전교생 30명 이하의 폐교 위기 학교이다. 하동에서 제일 큰 학교인 하동초등학교 올해 입학생이 50명이며 하동군 전체 초등학교 입학생이 122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하동군이 급격한 인구(학령) 감소로 과소학교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교육여건 혁신을 통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추진 방향은 사립학교 법인 하동육영원이 운영하고 있는 하동여고를 공립 하동고등학교로 통합하는 방안이다.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추진을 위해 경남도교육청 주관으로 지난달 실시한 학부모 투표 결과 68% 이상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경남교육청에서는 하동육영원에 학교 통합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경남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하동여고를 운영 중인 하동육영원은 지난 10일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을 결정하기 위해 ‘하동여고 계속 운영에 대한 심의’를 안건으로 이사회가 개최되었지만 통폐합 안건은 상정 보류됐다. 이에 학교통합을 주관하고 있는 경남교육청에서는 두 학교의 통합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동육영원과 하동군, 하동교육지원청이 참여하는 4자간 토론회를 주최해 상호 공감대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제 통합의 마지막 단계로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하동육영원 이사회의 찬성 동의 절차만 남았다. 하동육영원 7명 이사들의 손에 하동 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인구 절벽 속에서 학교 통합은 전국적인 추세이고 시대적 요구이며 오로지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절실함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닥친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감안할 때 한 지역에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 있는 하동고와 하동여고는 통합만이 살길이다. 두 학교가 통합해도 도시에 비해 여전히 작은 학교이다. “다양한 특기 적성 교육, 다양한 교우관계를 통한 사회성 발달, 민주시민 소양 증진, 전인적 교육, 우수한 입시성적 등”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교육 가치는 통합학교를 통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경남교육청에서도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난 2년간 두 학교 통합을 위해 공식적인 협의체를 운영해 왔고 지난달 지역 내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68%가 나왔다.

두 학교통합은 지난 20년간의 숙원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반대의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은 ‘애교심’이 아니라 ‘애향심’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동의 발전을 위했던 하동육영원 설립자들의 고귀한 뜻을 다시 한번 새겨서 대승적 결단을 조속히 내려주시기 바란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은 아주 중요한 정주 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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