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대통령에게 위징·황희 같은 직언 측근 필요하다
[경일시론]대통령에게 위징·황희 같은 직언 측근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5.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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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이수기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은 충신(忠臣) 보다 조선 세종의 황희(黃喜), 당 태종의 위징(魏懲) 같은 직언 양신(良臣:슬기롭고 어진 신하)의 측근 기용이 필요하다. 황희는 양녕대군 폐세자 반대로 오랜 유배를 거치고도 태종 때 6판서, 세종 때 24년간 3정승을 했다. 사안에 따라 강력한 반대와 합리적인 것은 수정, 의견을 다시 묻는 자세를 보였다. 황희를 포용한 세종의 합리성, 관용이 요순시대와 비견되는 치세(治世:백성을 위한 선한 정치)를 만든 바탕이 됐다. 위징은 현 권력자들에게 인재를 구하고, 쓰는 데 큰 가르침이 된다. ‘태종의 거울’이란 재상 위징은 치세의 기초를 세웠지만 300여 번 간언하며 여러 번 목숨을 내걸었다.

그간 윤 대통령에게 느끼는 민심의 답답함은 무능·주변 허물 눈감기로 ‘공정 원칙’이 무너진 ‘정치력 공백 상태’다. ‘민심 감지’가 고장, 강서구청장 선거에 회초리를 맞고 반성 없자 총선 때 몽둥이를 맞았다. 국민은 혹독한 참패 심판을 아는데 대통령·여당이 모르고 여여(如如:변함이 없는 마음)면 ‘쇠몽둥이’ 심판을 받게 된다. 대통령 눈치를 살피느라 쇄신 방향도 잡지 못한 채 벌이는 내부싸움은 ‘보수 위기 자살골’이 된다. 낯 뜨거운 책임 전가 보다 ‘뼈를 깎는 반성문 백서’ 발간이 먼저라는 말도 나온다.

정치 초년생에 당정 수직관계의 ‘윤심 맹종’이 보여준 22대 총선 결과는 ‘자승자박의 영남 자민련꼴’이다. 21개월 만의 기자회견도 특별히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은 없었다 ‘불통(불통령)’에 걸핏하면 격노·쓴소리 외면이 기록적인 참패를 불러왔다. 국민의힘도 민심을 얻는 데 실패, 야당의 사법 리스크도 비정상적인 국정기조의 악재로 풍비박산됐다. ‘정권심판론’에 손들어준 ‘군주민수(君舟民水)’의 민의를 읽으란 경고도 외면한 채 네 탓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남은 임기 3년, ‘여극소, 야극대’의 상황에서 야권 협치가 없으면 국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없다.

대통령의 성난 민심에 대한 깊은 반성이 요구된다. 쓸데없는 ‘근성’이 국민감정을 성나게 했고, 용산의 정무 기능은 아예 부존재 했다. 아집·오만·고물가·김건희 여사 명품·채상병 순직·이종섭 전 장관·‘회칼 테러’ 발언·대파·의사증원 갈등·서민 ‘민생회복지원금’·특검거부가 총선 참패의 쓰나미가 됐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의 칼잡이로 등용, 1000여 명을 조사하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최순실 등 200여 명을 구속, 보수를 왕조시대 멸문지화처럼 했다. 0선의 정치 8개월 초보가 0.73%란 간발의 차이로 당선, 정치인을 외면하고 참모진도 ‘시야가 좁고, 융통성 없는 엘리트 검사’ 등으로 채웠다. 대선·총선 공신도 마음에 안들면 내치는 배척의 ‘토사구팽’ 뺄셈도 문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찬성 234석은 62석이 이탈해 만들어졌다. 영남, 수도권 당·낙선자 간 지역과 계파 대립 내부 갈등의 자중지란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구성에서 8석만 등을 돌려도 무너질 백척간두에 서 있다.

석고대죄·자숙도 모자랄 판에 ‘도로친윤’ 지도부 구성은 ‘제정신 없는 자충수’가 된다. 직언에 ‘괘씸죄’로 대응하면 간언도 할 수 없다. 민정수석을 부활하고, 2년 새 비대·대표가 여섯 번, 비서실장이 세 번 바뀐 마당에 누가 대표·총리가 된들 다를 게 없다. 대통령은 전면적 국정을 쇄신, ‘정말 바뀌었구나’라 할 ‘통큰 리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2026년 지선, 2027년 대선도 지리멸렬한다. 제2창당 각오로 ‘닫힌 보수’에서 ‘눈과 귀가 열린 웰빙정당 체질개선’의 ‘기적 같은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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