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가정의 달, 나 혼자 산다
[여성칼럼]가정의 달, 나 혼자 산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5.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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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부모, 형제, 친인척으로 시작해서 평소 가족 같은 관계의 사람을 떠올리며 마음이 상당히 분주하다. 물론 다 챙기지도 못하고 마음만 분주하지만,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이름 붙인 덕에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인구가 줄어든다”, “부동산 경기가 상당히 안 좋다” 하는 우려 속에 ‘세대 수’는 늘고 있다고 한다. 이는 1인 가구가 늘기 때문이다.그러니 나 혼자 사는 삶에 관심이 간다.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나 혼자 사는 삶’은 연예인 중심의 ‘나 혼자 산다’ 또는 ‘미운 우리 새끼’ 또는 ‘전지적 참견 시점’ 그리고 사람이 싫어 자연으로 들어간 ‘나는 자연인이다’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사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로서 흥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참 이질감을 느낀다.

일반인의 나 혼자 사는 모습은 성공한 연예인의 자립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또한 보편적 일반인이 모든 것을 끊고 산으로 들어갈 입장도 못 된다. 성공한 연예인의 혼자 사는 모습도, 자연인이 혼자 사는 모습도 일반인에게는 쉬운 현실이 아니다. 일반인의 ‘나 혼자 사는 모습’은 이들과 아주 다르다. 그리고 다양하다. 애초에 보호자 또는 가족이 없어 공동생활 이용시설에서 성인이 되면서 자립한 사람의 혼자 사는 모습은 어떨까? 성인이 되는 순간, 혹은 학생 신분이 사라지는 순간 거의 반강제적으로 1인 가정이 되어 혼자 살아야 한다. 부모와 함께 살다가 자발적 혹은 강제적으로 혼자 사는 삶이 시작되기도 하고, 배우자와 이혼 또는 사별, 폭력, 그리고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유 또는 사정으로 혼자 살기도 한다. 국내 혹은 국외로 유학 가게 되면서 혼자 살기도 하고, 취업 준비로 또는 취업해 혼자 살기도 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꿈을 찾아 혼자 살기도 하고, 더 깊은 연구나 배움을 위해 혼자 살기도 한다. 사업이 망해 혼자 살기도 하고, 어느 날길거리를 헤매는 사람이 되어 있다가 새로운 혼자 살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자녀를 모두 자립시킨 후 혼자 사는 모습은 주변에서 힘들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일반인의 나 혼자 사는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그렇다고 혼자 사는 삶이 모두 치열하고 힘든 것만은 아니다. 즐거움도 편안함도 풍요로움도 만족도 성공도 사랑도 행복도 있다. 그렇듯 연예인이라고 해서 혼자 사는 모습이 다 편하고 풍요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성공한 연예인만 나와서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저 자리에 갈 때 까지 얼마나 고생했을까? 나도 치열하게 살아야지’하는 희망과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연예인의 삶과 수입구조, 일반인의 삶과 수입구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한참 다르다.

성공한 연예인이 되기 전까지 이들도 일반인이다. 연예인의 다양한 혼자 사는 모습을 통해 함께 생활비를 걱정하고, 함께 현실의 벽을 느끼고, 때로는 절망하는 아픔을, 때로는 다 접고 귀향하거나 다른 일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원하는 꿈을 이루는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 옥탑방에 사는 연예인, 적은 보조금에 비싼 월세로 버티고 사는 연예인, 수시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연예인, 주어진 방송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다른 부 일거리를 하며 생계를 충당하는 연예인, 계속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연예인,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배우고 연습하고, 당장의 고통으로 걱정하고 고민하면서도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연예인의 혼자 사는 모습도 일반인의 시각으로 공감했으면 한다. 방송인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살아가는 속에 어려움과 힘듦, 그리고 즐거움과 행복이 있기 마련이다.

가정의 달 오월, 나 혼자 사는 가정이 오월의 장미같이 다양한 색으로 발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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