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언제까지…피로감 호소 도민 늘어
코로나19 언제까지…피로감 호소 도민 늘어
  • 임명진
  • 승인 2020.03.17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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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성향 따라 논쟁 비일비재
각종 커뮤니티 언급 금지 차츰 확산

#1. 직장인 박모(45)씨는 며칠 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지인과 본의아니게 말다툼을 했다. “사전에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안 갔을 것”이라는 주장에 지인은 “정부는 잘하는데 대구 신천지 신도가 문제였다”며 반박에 나서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됐다.

박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감정이 격화됐다. 주변의 만류로 다툼은 끝냈지만 지인과 앞으로 코로나19 이야기는 피하자고 마무리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국면에 들어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감염의 우려로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자영업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제는 지겹다는 분위기다.

직장인 최모(36)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써 한 달여가 지나면서 회사경영도 무급휴가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너무 상황이 안 좋다보니 동료들도 서로 웬만하면 코로나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람과 만날 기회가 확연히 줄었다는 이도 있었다. 박모(70)씨는 “동네에서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담소도 나누고 했는데, 이제는 서로 만나는 것 조차 꺼려 일상이 적적하다. 얼른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수신받는 재난안전문자에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진주에 거주하는 이모(35)씨는 며칠전 한 시간여 동안 진주시, 사천시, 산청군 등 인근 지자체에서 5통의 재난 안전문자가 쏟아지면서 화들짝 놀랐다. 혹시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했을까 싶어서 살펴본 안전문자는 마스크 5부제 안내, 자진신고, 손씻기 안내 등의 일상적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씨는 “기지국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업무에 집중하다가도 이런 문자를 너무 자주 받으니 코로나19에 대한 민감도마저 떨어지고 수신을 차단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일찌감치 감지됐다. 한 대형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게시글 제한 안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회원 간에 코로나19와 관련된 정치적 성향으로 다툼이 빈번하자 자구책으로 금지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마스크 구매와 관련해 커뮤니티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운영자들도 코로나19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한 알바생 구인구직 카페는 지난 6일 ‘코로나19 관련 게시글, 댓글 공지’를 통해 코로나19 게시글이 정치적 논쟁과 확진자 개인정보나 비난, 카더라 뉴스, 가짜뉴스의 공유로 비화되고 있다며 그런 글이 올라오면 무통보 삭제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카카오톡이나 개인적인 소셜네트워크(sns)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인 이모(39)씨는 “원래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정보공유의 장인데, 최근엔 코로나19 관련 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와 대화 내용도 보기 싫어 아예 단톡방 알림을 묵음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다른 단톡방 이용자는 “처음에는 도움이 되는 정보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해서 코로나19 관련 글은 보지도 않는다. 단톡방에서 나가고 싶지만 눈치가 보이고 관심분야의 정보공유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마스크 구매, 자진신고, 손씻기 등의 일상적 내용을 담고 있는 각 지자체의 재난안전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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