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환한 들판에 이따금 그가 들르면// 삐딱하게 기운 자전거 위에서/ 밀짚모자 건들멋으로 쓰고/ 발 하나를 땅에 딱 디딘 채/ 삐딱하게 기운 자전거 위에서/ 내려서지 않고 그저 배식 웃기만 한다’ (박구경 ‘노무현을 추억한다’)
진주·사천·산청·하동과 부산지역 시인들이 뜻을 모아 추모시모음집 ‘물처럼 물을 건너, 바람처럼 바람을 건너’(도서출판 사람과 나무)를 펴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시다.
강희근, 김경, 박구경, 박노정, 박우담, 박정애, 양곡, 오인태, 윤덕점, 최영옥, 최영효, 최인호 시인이 참여했다. 12명의 시인들이 펴낸 시묶음집 ‘물처럼 물을 건너, 바람처럼 바람을 건너’는 지난 2009년 5월 묶은 ‘내가 지금 그 분을 위해’ 이후 두 번째 추모시모음집이다. 시 곁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겨 있다.
그들은 8년이라는 시간을 되감으며 ‘촛불 하나 켜는 심정으로’ 시를 모았다. 머리말에서 “이제 시간은 날개를 달았는지 우리를 8주기라는 역사의 한 물굽이 앞에 데려다 놓았다. ‘노무현’은 어디까지 갔는가. 그리고 그를 그리는 사람들은 또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며 “처음에는 시를 그냥 아파서 아픔을 받아 적었고, 이번에는 아픔만으로는 시 조각들을 끼워 맞출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왜 그는 아직 ‘그’인가, 라는 통절한 물음표가 물굽이에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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