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여러 가지 의미로 불타오른 올 연말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여러 가지 의미로 불타오른 올 연말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2.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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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국기문란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가결된 후 연루된 사람들의 수사가 속속 진행되고 있고,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렇게 뒤숭숭했던 건 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올 하반기 우리 학교 역시, 저 정도 수준은 물론 아니지만, 몇 가지 일로 떠들썩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대학본부 건물 앞에 대자보가 붙었다. 영어교육과의 신임교수 초빙문제에서 마찰이 발생했는데, 이에 총장이 학과장 교수를 일방적으로 해임시켜 버리고 다른 사람을 뽑아 일을 진행시켰다는 내용이었다. 학과장은 과내에서 독자적으로 협의해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총장이라고 해도 함부로 이 과정에 간섭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일이 진척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권을 이용해 현임 학과장을 해임시킨 것이다. 더욱이 총장이 임명한 다음 학과장 교수는 임명된 지 5~10분 만에 일처리를 끝마쳤다고 한다. 이에 학교 측의 입맛대로 일을 진행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등장했다.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일이 발생했다. 올해 학교 예산안 중 학교직원 해외연수비에 책정된 금액이 예년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주장에 의하면 해외연수를 보낼 직원을 뽑는 선정위원회가 존재하는데, 올해엔 선정위원장도 선발돼 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즉 스스로 뽑았다는 이야기다. 이는 해외연수가 직원의 역량강화 및 사기진작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이상한 결정이다. 그리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학생들을 위한 임용 관련 특강이 예산문제로 올해 대폭 축소됐다고 한다. 이를 다시 검토해 달라는 건의가 수차례 있었지만, 총장에게는 별다른 대답도 듣지 못한 채 거부되고 예산안은 그대로 집행됐다. 결국 사건과 관련해 학교 신문에 인터뷰 기사도 실렸지만 실명 거론과 그에 따른 명예훼손의 이유로 강제 전면 회수됐다.

총장이 취임한 첫해에 이런저런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변호사에게 문의해본 결과 인터뷰 내용이 명예훼손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대답을 들었기에, 학교 신문의 회수 역시 명목과는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외적으로 올해의 소식은 시끌벅적을 떠나 소음이었다. 내년만큼은 차라리 지루하더라도 조용하기를 바라본다.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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