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성장정책 5개년계획을 수립하라
인구성장정책 5개년계획을 수립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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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미혼(未婚)이라 일컬었는데 이제는 비혼(非婚)이라는 말로 바뀌었다고 한다. 결혼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0년 사이의 결혼을 하지 않은 인구비율을 보면 왜 비혼이라는 말이 유행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25세~39세중 결혼 안한 인구가 지난 10년사이 27.4%에서 44.3%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저절로 뒤따르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인국정책이다. 인구 과잉으로 산아제한을 하자는 운동을 펼친 지 한 세대만에 우리는 이제 인구과소(過少)로 고민해야 하는 순간을 맞다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통계청에 의하면 1980년~1990년 사이의 청년(만15~만21세)인구가 630만명이던 것이 2030년에 가서는 310만명 즉 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한다. 2030년이라고 해야 고작 15년뒤의 일이다. 바로 지금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금년에 태어나는 어린이라야 2030년에 겨우 만17세밖에 안된다.

그러나 대학 입학생 기준으로 보면 2030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지금당장 각 대학들은 입학생 부족에 비상이 걸려있다. 앞으로 10년동안에 고등학교 졸업생비율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전국평균 졸업생 감소율이 37%에 달한다고 하니 말이다. 수도권의 경우가 겨우 146.1%에서 95.8%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있을뿐 부산울산 경남의 경우는 123%에서 71.5%로, 대국경북의 경우에는 92.1%에서 53.3% 즉 학생 감소율이 자그만치 42%나 되고 호남의 경우에도 그 감소율이 40%나 된다. 충청과 강원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한결같이 33%~35%수준으로 졸업생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전국평균 감소율에도 못 미치는 학생 수(數)다.

이같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학교부문에만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렇지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에 의하면 한국은 인구 감소로 인해 2030년 이후에는 경제 성장율이 1.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와 노동력부족으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년인구의 감소는 급격하게 변하는 고령화 사회로의 이동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물론 정부재정을 압박할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자칫하면 한사람이 벌어 둘을 먹여 살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는지도 모른다. 복지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재원조달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재정위기만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국방분야를 비롯한 어느 한 분야 심각한 악영향속에서 허덕이지 않을 부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가 반토막 나면 어디 학생만 반 토막일까? 국방인력도 당연히 반 토막이다. 주택도 반 토막으로 줄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산술적으로만 계산할 수 있는 사안은 물론 아니다. 해외 인력의 수입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의 여지야 물론 없지야 않을 것이다. 또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여하에 따라 다소의 유동성이야 있겠지만 획기적인 인구증대 현상을 기대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세계적인 어떤 경제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한국경제는 서서히 뜨거워 지고 있는 냄비속의 개구리와 같다”고 진단한 적이 있다. 인구적 측면만 보아서도 그 진단은 딱 들어맞는 것같다.

사실 인구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서히 뜨거워 지고 있는 냄비처럼 알게 모르게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격한 인구감소가 나라에 더 큰 재앙으로 닥쳐오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대책을 세우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느냐가 관건이라 여겨진다. 정부는 하루 속히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뒷받침할 종합프로그램을 내 놓아야 한다. 과거 수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해 냈듯이 몇 차례에 걸친 인구 성장정책 5개년계획같은 것으로 인구문제를 풀어 가야한다. 하루가 급하다.
김중위 (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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