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 기자
지난달 진주혁신도시의 법정동 명칭은 ‘충무공동’으로 선정됐다. 안전행정부의 최종 승인을 남겨 놓고 있지만 지역 의견을 존중해 주는 관행상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충무공동은 진주시 법정동명칭선정위원회가 선정했다. 위원회는 시에서 위촉한 시민으로 구성됐다. 진주시가 위원회에 맡긴 것은 관 주도로 추진할 경우 생길 괜한 시비를 차단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고자 하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충무공동에 대한 여론은 그렇게 좋지 않다. 혁신도시라는 새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사람들은 뭔가 미래지향적이고 산뜻한 명칭을 기대했다. 많은 사람들은 차라리 ‘혁신동’으로 하지 그랬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충무공동은 김시민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세운 공로로 받은 시호에서 따왔다. 하지만 시민들은 혁신도시에 굳이 김시민 장군을 엮어야 하느냐는 의문을 갖는다. 김시민 장군의 업적을 깊이 새기는 데는 누군들 동의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미래 지향적 이미지에 수백년 전 인물과 연결시키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혁신도시가 김시민 장군이 활약했던 장소였다면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도 않다. 충무공이라는 역사의 의미보다 김시민대교와 억지로 맞추는 작명을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명칭 선정 당시 3개 후보 명칭만 가지고 논의된 것도 말이 많았다. 일부 위원은 위원회가 이미 진주시가 골라 놓은 명칭을 놓고 들러리를 했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위원회가 시민의 대표성을 가지는지도 의문이 나오고 있다.
진주시는 시민공모까지 했는데다 그중에서 선택했기 때문에 충분히 주민의견이 반영됐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명칭 선정 뒤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것은 선정과정을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혁신도시 이전에 살았던 주민과 입주 예정자들, 그리고 이전 기관 직원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어땠을지 생각해 본다. 명칭이 선정된 지 한달이 넘게 지난 시점에 하소연하는 이유는 충무공동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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