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예상 밖의 북극항로 열린다
온난화로 예상 밖의 북극항로 열린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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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중반 북서항로·북극점 통과 항해도 가능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점점 사라짐에 따라 금세기 중반이면 현재 가끔 사용되는 러시아 북부항로 외에 캐나다 연안의 악명 높은 북서 항로가 열리고 심지어 북극점을 통과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직선항로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NBC 뉴스가 4일 보도했다.

기후변화와 북극 해빙 전문가인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은 이때쯤이면 전세계 상선의 99%를 차지하는 일반 선박들도 러시아 북부 항로를 쉽게 항해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는 이론적으로 7년에 한 번만 열리는 북서항로도 2년에 한 번꼴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후 모델 7개의 평균치를 토대로 오는 2040~2059년 북극 해빙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하고 해빙이 가장 얇고 작은 늦여름에 다양한 등급의 선박들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항로를 추적했다.

이들은 온실가스 농도 증가율을 중간치인 25%와 35%로 잡은 두 개의 시나리오를 사용해 얼음이 얼마나 녹는지 예측했는데 두 경우 모두 얼음이 극적으로 녹아 경량급 ‘PC6’(Polar Class 6) 쇄빙선이면 어디든 원하는 항로를 뚫을 수 있고 심지어 선체가 보강되지 않은 일반 선박조차 통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극점의 얼음조차 워낙 얇아 북극 쇄빙선을 이용하면 북극점을 경유하는 대서양-태평양 직선 항로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직선항로의 길이는 러시아 북부항로보다 20% 더 짧다. 북부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유럽-아시아 항로보다 약 40% 짧은 것이다.

게다가 새 항로를 이용하면 항해기간 단축뿐 아니라 비싼 요금을 내고 이용해야만 하는 러시아 측의 에스코트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러시아 북부 항로를 이용한 선박은 모두 46척이다.

연구진은 “물론 이런 북극해 항로가 연중 열려 있는 것은 아니며 9월 이후로는 이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59년이 현재의 성인들에겐 관심 밖의 일일 수 있지만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업 부문이나 각국 정부에는 당면 문제라면서 이것은 항만 건설이나 천연자원 확보, 항로에 관한 사법 관할권 확보 등 여러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오래전부터 자국의 북극 제도(Canadian Arctic Archipelago)를 지나는 북서항로가 국내 수로라고 주장해 온 반면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는 이 지역이 국제 해협이라고 맞서왔지만 어차피 항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2009년부터 이 지역의 얼음이 녹아 선박의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미국이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을 비준하면 선박의 접근이 가능한 일부 새 항로들은 미국이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수역을 지나가게 된다. 러시아가 북부항로 통행 선박에 비싼 요금의 에스코트 이용을 의무화하는 것처럼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들은 자국 영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마음대로 규칙을 부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 항로를 이용할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것은 원유나 가스, 원광석 등 벌크 화물을 운반하는 화물선들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선박들은 이미 러시아 북부 항로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납품 시한이 엄격한 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 가구 따위를 중국내 공장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선박들로서는 예측이 어려운 얼음 상태나 날씨 속에 안전이나 법적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항로를 선택하기는 아직 이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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