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울린 '위안부 소녀상', 디트로이트에 선다
미국 울린 '위안부 소녀상', 디트로이트에 선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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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들이 ‘안네의 일기’로 나치의 홀로코스트 만행을 고발했듯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미국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여성인권과 인간존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인류 역사에 이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미국 미시간 주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위안부를 기리는 ‘소녀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 동상은 미시간 한인들 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배경을 알게 된 현지인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협조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시간 주 소녀상 건립위원회 김수경(42, 미시간 주 오클랜드대학 강사)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한국인들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말에 다소 무뎌져 있지만 미국인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 매우 큰 충격을 받는다. ‘어떻게 그런 역사를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을까’ 놀라면서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동상 제작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씨 부부가 직접 맡아 똑같은 형상으로 만들 예정이다.

 위치는 미시간 주 최대도시 디트로이트 인근, 한국기업 지상사가 다수 주재해 있는 비즈니스 거점 도시의 한 공립도서관이다. 주민들과 도서관장, 시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시 당국의 최종 결정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데이비드 신 전 한인회 공보관은 “현재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도서관은 매년 14만명이 드나드는 곳이고 많은 학교가 현장학습을 오는 장소”라며 “주류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미시간 주 소녀상 건립에는 ‘한미여성회’ 회원들이 앞장서고 있다. 미국 남성과 결혼한 한인 여성, 한국 남성과 결혼한 미국 여성들의 모임으로 회원 규모는 약 300명이다.

 이들은 24일 오후 7시부터 디트로이트 교외의 ‘파밍튼 힐스 매너’에서 소녀상 건립 추진을 위한 기금마련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약 150명이 참석했으며 조각가 김운성 씨 부부가 기증한 소녀상 미니어처 등 4점의 작품이 경매에 부쳐져 수익을 추가했다.

 건립위는 3만5천달러(약 3천800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근 주민들이 위안부 문제를 말로만 전달해 듣고서도 작게는 5~10달러(약 5천400원~1만1천원), 크게는 100~500달러(약 11만원~55만원)씩 성금을 내놓아 이미 5천달러(550만원)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미시간 주 소녀상 건립은 지난 해 태동해 지난 7월 미시간 한인들의 모임에서 논의가 구체화됐다.

 애초 기림비 설립으로 제안됐으나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인간존엄’과 ‘여성인권’에 초점을 맞춘 소녀상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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