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에게 이런 면이…'
'이치로에게 이런 면이…'
  • 연합뉴스
  • 승인 201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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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응원 여성팬에 편지·선물로 화답
ichimeter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치로의 열성팬이 이치로의 안타기록이 기록한 ‘이치미터’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이치로가 지난 7월 시애틀에서 뉴욕양키스로 팀을 옮겼지만 최근 열성팬에게 자필편지와 자신이 사용하던 야구용품을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타격기계’ 스즈키 이치로(39·뉴욕 양키스)는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이치로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한국이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오만방자한 말을 쏟아내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하지만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팬과 나눈 ‘아름다운 교감’을 접한다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치로에게는 에미 프란츠라는 특별한 여성팬이 있었다.

 프란츠는 2004시즌 중반 ‘이치 미터(Ichimeter)’를 들고 시애틀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의 오른쪽 외야 관중석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우익수 이치로의 바로 뒤편이었다.

 프란츠는 ‘이치 미터’를 통해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에 도전한 이치로의 안타 행진을 하루하루 기록해나갔다.

 말하자면 ‘이치 미터’는 프란츠가 이치로만을 위해 특별히 만든 일종의 안타 전광판이었다.

 결국, 이치로는 2004시즌에 안타 262개를 수확하며 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257개)을 84년 만에 깨뜨렸다.

 프란츠는 이치로가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달성한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치 미터’를 들고 이치로의 바로 뒤에서 그를 응원했다.

 원정경기에도 빠지지 않았고, 트위터(@ichimeterlady)를 통해 이치로의 활약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치미터 여사’로 불린 프란츠는 시애틀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치로의 열성팬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치로가 12년간 몸담았던 시애틀을 떠나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프란츠의 ‘이치 미터 스토리’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치로는 7월24일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세이프코 필드에 나섰다.

 시애틀 팬들은 이치로가 외야를 향해 달려가자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치로는 모자를 들어 화답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양키스는 특별히 이치로를 1번 타자로 기용해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경기장에는 세이프코 필드에서 뛰는 이치로의 올 시즌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무려 3만600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와 다르빗슈 유(텍사스)의 에이스 대결이 펼쳐졌던 경기에 관중 수가 2만9000명에 불과했던 점을 생각하면 시애틀팬들의 이치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치로는 경기가 끝난 뒤 변함없이 오른쪽 외야 관중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프란츠에게 다가가 그동안 자신에게 보내준 성원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치 미터’에 사인을 남겼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치로는 20일 오후(현지시간) 프란츠에게 선물 꾸러미를 보냈다.

 선물함 속에는 이치로가 시애틀 선수 시절 신었던 스파이크 슈즈와 사인이 담긴 배트가 편지 한 통과 함께 담겨 있었다.

 이치로는 자필편지로 시애틀 선수생활 동안 자신을 항상 응원해줬던 프란츠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전했다.

 이 소식을 전한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이치로의 선물은 선수가 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프란츠에게 최고의 팬은 아마도 이치로였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이치미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치로의 열성팬이 이치로의 안타기록이 기록한 ‘이치미터’에 사인을 요구하며 건네고 있다. 이치로는 지난 7월 시애틀에서 뉴욕양키스로 팀을 옮겼지만 최근 열성팬에게 자필편지와 자신이 사용하던 야구용품을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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