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국'이 던지는 소통의 지혜
'돌멩이 국'이 던지는 소통의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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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근 (울산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
두 달이 지나면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 선거에서 우승하기 위해 각 후보자들 간에는 경쟁도 치열하고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선거 때 내세우는 공약이란 대부분 공약(空約)인 경우가 많고, 어떤 후보자가 당선되든 우리 삶의 모습에는 나아지는 모습이 별로 없으며 우리의 생활은 갈수록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빈 공약은 유권자로 하여금 판단력을 상실하게 하고, 종국에는 실망감과 공허함만 남겨지는 패닉(panic) 상태에 빠질 뿐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국가의 역사는 반복된다는 어느 역사가의 저주도 있거니와….

하지만 이러한 악순환의 역사와 단절하고 선순환하기 위한 지혜가 있으니, 그 지혜란 바로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소통이다. 존 무스(Jon J. Muth)의 동화책 ‘돌멩이 국’에 그 지혜가 담겨져 있다.

옛날 스님 한 분이 어떤 마을에 들렀는데, 그 마을의 사람들은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고 반기려고 하지 않으며, 어느 누구와도 대화를 하려 하지 않았다. 그 스님이 왜 그런가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을 사람들을 위해 맛있는 ‘돌멩이 국’을 끓이기로 했다. 이에 스님은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조그만 냄비에 물을 넣고 불을 지피려고 하였는데, 어느 어린 소녀가 호기심을 가지고 나타나 스님에게 “뭐하시느냐”고 물었다. 그 스님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돌멩이 국’을 끓일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 소녀는 “그릇이 작아 마을 사람들이 다 나눠 먹을 수 있냐”고 하면서 자신의 집에서 커다란 솥을 가져왔다.

이에 스님은 큰 솥에다 다시 물을 붓고 큰 돌멩이 3개를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둘씩 나타나 구경하기 시작하였다(관심). 그 중 어떤 주민이 “그냥 끓이면 싱거우니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되겠네” 하면서 소금을 가져왔다. 한참을 끓이고 있으니 또 어떤 주민은 “그냥 먹으면 심심하니까 양파를 넣으면 더욱 맛있겠지”라고 하면서 양파를 가져와 끓는 솥에다 넣었다. 또 어떤 사람은 “마늘이 있어야 돼” 하면서 마늘을 가져왔고, 어떤 사람은 “아냐, 국에는 고기가 들어가야 맛있어” 하면서 고기를 가져다 넣었다(참여).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완성된 ‘지혜의 국’을 함께 먹으면서 대화도 하고 축제도 열어(소통) 과거의 살기 좋았던 마을, 인심이 가득한 마을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 동화책에서 아무 쓸모없는 돌멩이가 어떻게 ‘지혜의 국’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즉 작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소통이야말로 악순환의 역사를 선순환의 역사로 바꾸는 중요한 지혜라는 것을 우리는 가슴 깊이 간직해야만 할 것이다.

/하상근·울산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

하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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