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고속도로는 도로의 기본 안전시설인 중앙분리대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갓길도 없다. 이 도로의 여건이 급커브와 급경사가 많아 관계규정에도 미달되는 결함이 많다. 말이 고속도로이지 웬만한 국도보다도 못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래서 88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지난 2008년 착공됐지만 예산이 부족해 완공계획을 애초 2013년도에서 2015년도로 연기됐다.
최근 들어 연일 내린 비로 곳곳의 아스팔트 조각이 부서져 움푹 패어 있는 등 누더기 도로가 많아 운전자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일부 구간은 마치 과속방지턱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이 차이가 심하다. 공사를 위해 일부 구간을 파낸 뒤 다시 포장한 곳도 눈에 많이 띄었다. 우선 운전사들은 편도 1차선 도로에 화들짝 놀란다. 중앙분리대가 없자 추월 등을 수시로 볼 수 있는 등 요즘 지방에서 신설하는 웬만한 국도도 편도 2차선 도로인데 반해 구불구불한 1차선 도로밖에 안돼 국도보다 못하다는 말을 절로 실감했다.
현재 4차선 확장공사가 40%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계속 늦어지자 88고속도로가 통과하는 8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구간의 통행료 징수 유보와 함께 2015년도에 목표대로 완공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지역 주민들이나 운전자들이 88고속도로를 가리켜 ‘죽음의 도로’, ‘ 살인도로’라고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 것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인명피해는 치명적인 중상 아니면 사망일 정도이다. 사고위험을 뻔히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인재를 불러들이는 일과 마찬가지다. ‘마(魔)의 도로’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는 88고속도로의 누더기 사태를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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