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최근 지적 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에 연루되었던 학생이 입학사정관제 리더십 전형을 통해 지난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입학사정관제가 부정입학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당장 지난달에만 해도 허위경력으로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적발되었고, 2008학년도 도입 이후 입시철마다 관련 사건이 연일 보도되어 왔다. 이쯤되니 제도가 유지되는 것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를 보면 입학사정관제가 숫자에 움직이는 우리나라 대학입시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교육계에서는 입시에 치중한 사교육을 처치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고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정부의 빠른 추진에 힘입어 입학사정관제는 막대한 예산과 함께 시행되었다.
한편 학생들 사이에서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부나 수능의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봉사활동의 시간이 많거나 면접을 잘보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다’는 환상에 젖게 한다. 이러한 환상이 수험생과 학부모가 거짓 이력을 만들어주는 브로커나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 까닭이 아닐까. 애초에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평가하여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대학입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제도였는지에 대해 의문까지 든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각 대학에 거짓 자기소개서를 감별하기 위한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이다. 모든 일에는 빛과 어둠이 있기 마련이지만 2013학년도 입시가 시작된 만큼 위와 같은 의문으로 입학사정관제가 어둠에 집어삼켜지기 전에 교육계의 단호한 대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민희·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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