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진주 ‘소문난 서점’ 헌책 활용 방안 없나
[사설]진주 ‘소문난 서점’ 헌책 활용 방안 없나
  • 경남일보
  • 승인 2024.07.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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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대표적인 헌책방인 ‘소문난 서점’이 70여 년 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진주고속버스터미널 2층에 자리한 이 헌책방은 수십만 권의 서적을 보유한 진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중 하나다. 대표인 이무웅씨가 별세한 이후 아내인 유미순씨가 서점을 운영해 왔지만 고령에, 경영난까지 겹쳐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헌책방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것은 전국적인 추세다. 국내 유일의 헌책방 거리인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 있는 헌책방들도 문을 닫고 있다. 하지만 ‘소문난 서점’은 진주에서는 상징성이 깊다. 헌책방이지만 보유한 책 대부분이 출판사 창고에 오래된 재고 물량으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헌 책은 아니다. 헌책이지만 새책이라는 거다. 특히 50~60년대 발행한 서적을 비롯해 고서적 초판본도 다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었다.

유씨는 “책들이 활용될 수 있도록 서점을 인수하거나, 도서관이나 북카페 등지에서 책을 인수해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진주시에 책들을 인수해서 활용할 의사가 있는지도 타진했었다. 그러나 서점을 인수하거나, 책을 인수하겠다고 연락이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남편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 남아 있는 수십만 권의 고서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현 상황이면 폐점될 것이 뻔하다.

1년 전 이맘때 전·현직 대학교수와 시민사회단체·기관장 등이 나서서 ‘좋은 책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란 단체를 구성해 그해 8월 21일 경남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적이 있었다. 당시 “폐교 등 유휴공간을 많이 보유한 도교육청이 나서서 공공헌책방이면서 학생과 시민의 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을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었다.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소문난 서점’ 같이 폐점되는 서점의 헌책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지역에서 70년을 살아낸 전통의 문화유산이 멸실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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