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국화축제 명칭 ‘가고파’ 삽입 논란
창원 마산국화축제 명칭 ‘가고파’ 삽입 논란
  • 이은수
  • 승인 2024.06.3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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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위원회 변경안 심의…민주화단체 반발
시, 반대 의견 청취 뒤 곧 입장 정리 방침
창원시가 가을축제인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올해부터 다시 ‘가고파’를 포함하려하자 3·15 기념사업회 등 6개민주화단체가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지난 26일 창원문화재단 회의실에서 축제위원회를 열고 올가을에 열릴 제24회 마산국화축제(10월 26일∼11월 4일) 명칭 변경안을 심의했다. 축제위원회는 제2부시장을 포함한 시청 공무원 6명, 시의원 2명, 외부 위원 5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축제위원회는 지역 정체성을 축제에 담기 위해 가고파 명칭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홍남표 시장도 최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축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박선애 시의원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가고파는 마산 출신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이 마산을 노래한 가곡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일 행적으로 비판을 받아온 이은상 시인을 거론하며 가고파 명칭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이은상은 시인으로 남다른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지만, 친독재 행적으로 비판받아왔다. 그는 1960년 선거 때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으로 활동하며 3·15 의거를 폄하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과거부터 이은상 기념사업과 관련한 찬반 논쟁도 수 차례 이어졌다.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열린 마산국화축제 명칭에는 ‘가고파’가 빠지기도 했다. 그 직전의 축제 명칭은 마산가고파국화축제(2014년∼2018년)였다.

이에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가고파 명칭은 지난 14회 사용했으나 2019년부터 가고파를 삭제해 마산국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해 오고해 오고 있다”며 “일단 축제 명칭 변경과 관련한 절차는 축제위원회 심의·의결로 마무리됐으며, 이념보다는 지역의 널리 알져진 브랜드를 사용하는 추세에 부합해 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 명칭 부활(변경)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다면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3·15 기념사업회와 열린사회 희망연대 등 6개 민주화 단체는 지난 28일 시청 별관 갈등조정실에서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나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넣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가고파는 곧 이은상이기 때문에, 3·15 의거의 상징인 마산과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는 민주화 단체 의견을 청취한 뒤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마산국화축제 불꽃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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