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마약왕이라 불리는 ‘전세계’(텔레그램 활동명, 본명 박왕열)가 국외 수감 중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에 마약을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왕열의 국내송환 절차를 밟는 한편 박왕열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아 중간 판매책에게 판매한 일당을 구속했다.
경남경찰청은 박왕열이 밀반입해 국내에 보관중이던 마약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20대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중간 판매책에게 도매가로 600만원을 받고 엑스터시 100정과 필로폰 10g을 판매한 혐의다. 이들이 판매한 마약은 소매가 따지면 약 5000만원에 상당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박왕열을 만나 박왕열이 국내에 보관 중이던 마약류를 받아 판매하기로 공모했다. 이후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을 공급했다.
경찰은 국내 마약류 유통의 총책으로 알려진 박왕열이 텔레그램 대화명을 바꿔가며 계속 마약류를 밀반입해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해 이들 일당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박왕열은 현재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장기 60년형(단기 57년 4개월)을 선고받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국내 마약류 유통의 또다른 총책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아이디 ‘바티칸 킹덤’ 역시 박왕열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은 뒤 국내 유명인 등에게 마약을 판매하다 검거된 바 있다.
경남경찰은 한국 검·경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박왕열에 대해 인터폴 및 법무부 등을 통해 국내송환을 공조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 상반기 ‘다크웹 마약류 전문수사팀’에 사이버 마약 전문수사관 2명을 배치했다”면서 “갈수록 조직화되고 지능화되는 마약류 범죄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단속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텔레그램 활동명 ‘전세계’(본명 박왕열)와 국내 일당이 주고받은 대화. 사진=경남경찰청텔레그램 활동명 ‘전세계’(본명 박왕열)와 국내 일당이 주고받은 대화. 사진=경남경찰청텔레그램 활동명 ‘전세계’(본명 박왕열)와 국내 일당이 주고받은 대화. 사진=경남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