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라는 종목 사랑하라'…증시의 말말말
`현금이라는 종목 사랑하라'…증시의 말말말
  • 박철홍
  • 승인 2012.10.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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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격언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모든 사람이 미래를 낙관할 때 비로소 비관하기 시작하라…’

증권가에는 일반 속담과 비슷한 성격의 격언이 많이 나돈다. 투자자들의 오랜 경험과 깨달음에서 나온 말이라 한 번쯤은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벌거나 아니면 전 재산을 잃은 투자자들, 이들과 직접 접촉한 증권사나 식당 직원들이 주식 시장 옆에 ‘말의 시장’을 연다.


 ◇새로 등장한 속설 vs 언제나 유효한 격언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새로 등장한 격언이나 유행어 중에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업종이나 종목과 관련된 것이 많다.

 유행어중 하나는 ‘바카라가 대세다’이다.

 ‘바카라’는 바이오, 카지노, ‘딴따라’(연예)의 줄임말로 최근 뜨는 업종들을 지칭한다. 이 주식들은 세계 경기 침체로 국내 증시가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빛을 발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자 ‘현금이라는 종목을 사랑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격언도 등장했다.

 ‘거래를 하는 것뿐 아니라 쉬는 것도 투자’라는 뜻으로 올 들어 증시가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많은 투자자가 관망세를 취하며 만들어진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오래도록 통용되며 ‘진리’로 인정받은 격언도 있다.

‘(묻지 마 식의) 뇌동매매는 금물’, ‘시장분위기에 도취하지 말라’는 테마주가 판치는 최근 시장 분위기 때문에 더욱 와 닿는 말이다.

 매매 거래와 관련해서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가 증권가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값이 적당히 쌀 때 사서 적당히 비쌀 때 팔라는 의미로, 이는 비단 주식 거래뿐 아니라 모든 거래의 기본으로 통한다.

 주식시장에 불변하는 투자의 법칙 중에는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낙관 속에서 성숙하고 행복 속에서 사라진다’는 말도 있다.

 증시는 가장 바닥일 때 오를 여지도 그만큼 크고, 가장 좋을 때는 내려갈 가능성도 큰 만큼 앞을 내다보는 혜안과 그 판단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비슷한 격언에는 ‘대중이 가는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 ‘모든 사람이 미래를 낙관할 때 비로소 비관하기 시작하라’와 식당 종업원이 주식 이야기에 시큰둥하면 ‘바닥’, 솔깃하면 ‘상승기’, 손님에게 종목을 추천하면 ‘과열’이란 말이 있다.

 모두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투자의 안목과 평정심을 강조하는 말로 주식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격언으로 꼽힌다.

 ◇속설과 격언 현실에 얼마나 들어맞나

 대표적인 증권가 속설 중에는 ‘주식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다’는 말이 있다.

 이 속설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력에서 앞선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담겨 있다. 기관투자자 등이 차익을 얻고 나온 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한탄스럽게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곤 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2분기 중 경제주체별 자금순환’ 자료를 보면 ‘개미투자자’들은 올 2분기 주식시장에서 무려 20조5천여억원을 날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마라’라는 말도 증권가에서는 격언으로 통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투자자들은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시장에 돈을 풀면 증시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 조치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지난달 14일 5개월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속설이나 경험칙을 상품으로 연결한 예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히트 앤드 런(Hit and Run)’은 월 말과 분기 말 효과에 주목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주식시장에서 월말, 월초 거래일에 지수상승률이 양호하다는 점을 활용해 이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 같은 지수 상승은 기관이나 외국인의 주식 투자 비중 재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설명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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