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롯데 ‘향토소주 아성’ 부산·경남 공략
진로·롯데 ‘향토소주 아성’ 부산·경남 공략
  • 황용인
  • 승인 201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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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화 소주 출시 '틈새 마케팅' 가속화

부산·경남지역의 향토 소주업체간 경쟁이 혼탁해지자 그간 이 지역에서 맥을 못췄던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대기업 소주업체가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향토소주의 굳건한 아성이었던 부산·경남권의 소주시장을 겨냥해 최근 하이트진로가 이 지역 시장만을 겨냥한 소주를 내놓으면서 점유율 변화 움직임이 보이자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5월 이 지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저도수 소주인 `쏘달'을 부산·경남권 시장에만 출시했다.

쏘달은 부산 시장에서만 출시 2개월만에 월 출고량이 6000상자(30병 기준)에 이르러 출시 첫달보다 2배 늘어났다.

부산 소주시장의 월 판매량이 80만상자인 것에 비춰 아직 미미한 수치이기는 하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수십년째 요지부동으로 5% 안팎을 유지하던 부산시장에서의 점유율이 7월말부터 7%로 올라서는 등 변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반색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소주시장은 진로의 `참이슬'이 47.3%,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15.2%로 양분하고 있지만 수도권에 이어 두번째로 시장이 큰 부산·경남권에 가면 이들 대기업소주는 기를 못편다.

지난 5월 현재 무학이 63.8%, 대선주조가 31.9%로 이 지역 소주 시장을 나눠갖고 있다.

무학과 대선주조는 주세법상 지역 도매상에 지역 연고업체 제품을 50% 이상 팔도록 한 자도주(自道酒) 제도가 폐지된 96년 이후에도 자신들의 텃밭에서 90% 안팎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여왔다.

진로와 롯데는 좀처럼 틈새가 보이지 않던 이곳 시장에서 수년전부터 무학과 대선주조가 상호비방과 광고전 등 과열 혼탁경쟁으로 치닫자 기회를 엿봤다. 두 업체간 경쟁은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장광고 시정명령까지 불러왔다.

작년말에는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무학 울산공장을 상대로 주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학-대선주조간 비방이 난무하면서 지역소주에 대한 반감이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무학은 30일 경쟁사 흠집 내기를 통한 블랙마케팅을 서로 중단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을 대선주조에 제안했지만 패자로 전락한 대선주조가 승자의 `정전'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부산지역 90% 내외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대선은 2007년 84.4%에서 2010년 58.7%로 내려가더니 지금은 무학에 밀려 5월 현재 31.9%로 급락한 상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진로와 롯데는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올해부터 지방영업력이 강한 하이트맥주 영업망을 통합함에 따라 부산 소주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부산지역 대학생을 겨냥한 기업강연회, 대학생 공모전, 모델 콘테스트 등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주류도 롯데의 부산 연고를 내세워 `처음처럼'을 롯데 자이언츠와 연계 광고를 하는 등 조심스럽게 부산공략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소주시장은 포화상태여서 대기업 소주회사들은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서라도 지방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부산지역은 향토소주 업체의 혼란 속에 대기업 소주의 적극적인 공세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황용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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